Econ. Environ. Geol. 2023; 56(5): 501-514
Published online October 30, 2023
https://doi.org/10.9719/EEG.2023.56.5.501
© THE KOREAN SOCIETY OF ECONOMIC AND ENVIRONMENTAL GEOLOGY
Correspondence to : *schoung@kbs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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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fires can generate numerous pollutants through the combustion of vegetation and cause serious environmental problems. The global warming and climate change will increase the frequency and scale of forest fires across the world. In Korea, many nuclear power plants (NPPs) are located in the East Coast where large-scale forest fires frequently occur. Therefore, understanding the sorption and transport characteristics of radionuclides in the forest fire areas is required against the severe accidents in NPPs. This article reviewed the physiochemical changes and contamination of groundwater and soil environments after forest fires, and discussed sorption and transport of radionuclides in the subsurface environment of burned forest area. We considered the geochemical factors of subsurface environment changed by forest fire. Moreover, we highlighted the need for studies on changes and contamination of subsurface environments caused by forest fires to understand more specific mechanisms.
Keywords forest fire, subsurface environment, environmental contamination, radionuclide, transport
배효진1 · 정성욱1,* · 오정선2 · 정진아3
1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2한국건설기술연구원
3경북대학교
산불은 연소 과정에서 다양한 오염물질을 배출하여 심각한 환경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산불의 규모와 빈도가 증가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 역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산불 발생이 빈번한 동해안 지역에 원자력 발전소가 위치하고 있어, 중대 사고에 대비하여 산불 환경에서 방사성 핵종의 거동 특성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본 리뷰 논문에서는 산불이 지하수 토양 환경에 가져오는 변화와 오염 특성을 검토하고, 산불로 변화된 지하수 토양 환경에서의 방사성 핵종 거동을 고찰하였다. 특히, 변화된 지중환경의 여러 특성 중 방사성 핵종의 거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고려하였으며, 보다 구체적인 메커니즘 이해를 위해 산불이 초래하는 지하수 토양 환경 변화와 오염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기술하였다.
주요어 산불, 지중환경, 환경오염, 방사성 핵종, 거동
This article reviews physicochemical changes and contamination in groundwater and soil environments of burned forest areas, and provides possible scenarios for the fate and migration of radionuclides in that environment.
Medium to large scale forest fires are increasing globally so that the increase of particulate organic materials of subsurface environments can be strongly related to the immobilization of radionuclides in burned forest areas.
산불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며, 매년 광범위한 산림 면적이 산불로 연소된다 (Smith et al., 2011).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연간 60,000건 이상의 산림 화재가 보고되며, 주로 지중해 지역에서 발생한다 (San-Miguel-Ayanz et al., 2022; Turco et al., 2016). 뿐만 아니라 화재 규모도 상당하여 유럽 전체 연소 면적의 80~90%가량이 지중해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San-Miguel-Ayanz et al., 2013, 2022; Viegas et al., 2009). 미국에서도 연간 70,00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하고 있으며, 매년 약 2,800,000ha가 화재로 연소된다 (Hoover and Hanson, 2023). 국내의 경우, 산림 면적이 국토의 약 63%를 차지하고 있으며 (Korea Forest Service, 2021), 매년 연소 면적이 1ha 미만에서 100ha 이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Fig. 1). 한국은 5ha 미만의 소규모 산불이 주로 발생하지만, 동해안 지역은 날씨가 건조한 봄철에 강한 바람의 영향이 더해져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쉽게 대형화된다(Korea Forest Service, 2023; Lim, 2000). 실제로 1986년 이후 72건의 대형 산불(>100ha, >24hr)이 국내에 발생하였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동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Korea Forest Service, 2023).
산불 발생의 자연적 요인으로는 번개, 화산 활동 등이 있으며, 특히 번개는 전 세계적으로 산불의 자연 발화의 주요 원인이 된다 (Dijkstra et al., 2022; Müller and Vacik, 2017). 예를 들어 핀란드, 스웨덴 등의 북유럽 국가에서는 번개에 의한 발화가 화재 원인의 8~1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anteaume et al., 2013). 호주와 캐나다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화재 사건의 30~40%가 번개로 인해 발생하며, 피해 규모 또한 연간 총 연소 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Abdollahi et al., 2019; Wang and Anderson, 2010).
그러나 산불의 대부분은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농업 활동, 담뱃불, 소각, 방화 등이 발화의 원인이 된다. 매년 전 세계 산불의 90% 이상이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며, 도시와 도로가 근접해 있는 산림 지대에서 화재가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Bar et al., 2021; Guo et al., 2017; Martínez et al., 2009; Tariq et al., 2022). 한국도 입산자 실화, 폐기물 소각 등의 인간활동이 산불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고되며, 인구가 밀집해 있는 도시 인근의 산불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im et al., 2019; Korea Forest Service, 2023). 이외에도 폭염, 가뭄, 강풍과 같은 기상 및 기후 조건과 식생 유형, 지형 조건 등이 산불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늘날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라는 중요한 환경 문제에 직면해 있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작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약 1.15(±0.13)℃ 높아졌으며 (WMO, 2023),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에서는 향후 20여 년(~2040년)까지 온난화가 지속되어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5℃ 내외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IPCC, 2023). 이러한 온난화 현상은 전 지구적으로 기상과 기후변화에 기여하였다.
기후는 전 세계적으로 산불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소 중 하나이며 (Aponte et al., 2016), 최근에는 기후변화가 산불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온난화에 따른 이상고온과 가뭄, 강수 패턴의 변화로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최근 몇 년간 대형 산불의 빈도가 증가하였다 (Halofsky et al., 2020; Shi et al., 2021; Williams et al., 2019). 예를 들어, 한국은 2022년 3월 동해안 일대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여 20,000ha 이상의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Korea Forest Service, 2023). 발생 원인은 방화 등 인위적 요인이었으나, 봄철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불길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화재 진압을 어렵게 만들어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판단된다. 2019년 호주는 지구 온난화와 인도양 다이폴(Indian Ocean Dipole)로 인한 장단기적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극심한 고온 건조 날씨를 경험하였고, Black Summer라 불리는 그 해의 산불 시즌 동안 호주 남동부 지역에서 전례 없는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였다 (Abram et al., 2021; WMO, 2020). 2021년 여름에는 미국 전역에 극심한 폭염이 발생하였고, 그 기간 동안 캘리포니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여 약 390,000ha의 산림 면적이 소실되었다 (WMO, 2022). 기온 상승과 강수의 감소는 건조 일수의 증가로 이어져 가뭄을 악화시키고 토양과 산림 식생의 수분 손실을 유발한다 (Flannigan et al., 2016; Mansoor et al., 2022). 이는 결국 산림을 화재에 취약한 상태(즉, 건조한 연료)로 전환하여 산불 발생 및 확산 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산불 등의 식생 화재는 산림 생태계를 파괴하고 교란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Agbeshie et al., 2022; Fernandez-Marcos, 2022), 그 과정에서 대기 환경이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산불은 산림을 구성하는 유기체를 태워 바이오매스의 손실을 유발하며, 바이오매스의 연소를 통해 수증기와 함께 다량의 탄소, 미립자 물질(PM2.5), 질소산화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미량 가스 등의 오염물질을 생성하고 대기로 방출한다(Liu et al., 2014; Reid et al., 2016) (Fig. 2). 그중 탄소는 연소 생성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가스(CO2 또는 CO) 형태로 배출된다 (Reid et al., 2005). 또한, 산불 연기는 대기 중에서 화학 반응을 통해 오존, 질산 과산화아세틸(peroxyacetyl nitrate) 등의 2차 오염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 (Jaffe et al., 2020; McClure and Jaffe, 2018). 방출된 기체 및 입자상 오염물질은 대기로 유입되어 대기질을 저하시키고, 지구의 기후 시스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aton‐Walsh et al., 2005). 예를 들어, 1995년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인접 국가인 미국 남동부의 CO 농도 증가에 크게 기여하였으며(Wotawa and Trainer, 2000), 2019~2020년 호주 산불 기간 동안 시간당 미립자 물질의 농도는 약 2,500μg m-3로 이는 호주의 일일 대기 환경 기준치(25μg m-3)를 훨씬 초과하는 수치였다 (Akdemir et al., 2022). 산불 연기에 포함된 CO2, CH4, N2O 등의 온실기체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할 수 있으며 (Liu et al., 2014), 특히 N2O는 CO2의 약 300배에 해당하는 온난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uñoz et al., 2010).
이러한 산불은 대기 환경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물과 토양 등 지표지질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Fig. 2). 예를 들어, 산불로 발생된 연소 생성물의 일부는 주변 토양 및 퇴적물 상부에 퇴적되어 토양 특성을 변화시키고 토양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 (Fernandez-Marcos, 2022). 이러한 오염물질은 지하로 침투하여 대수층과 지하수 수질을 위협할 수 있으며 (Mansilha et al., 2014, 2020; Pennino et al., 2022), 지중환경 내 다양한 오염물질의 분포와 거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외에도 산불은 토양의 영양 성분과 유기물 함량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Caon et al., 2014; Neff et al., 2005), 화재로 인한 식생 제거 등의 토양 피복 변화는 유출수와 토양침식 위험을 증가시키고 (Abraham et al., 2017; Caon et al., 2014), 이는 산불 잔류물을 운반하여 산림 유역의 수질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Lewis et al., 2021; Meneses et al., 2015). 특히나 산불은 사면을 따라 빠르게 확산되어 수계 중상류 지역으로 쉽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산불로 인한 오염물질의 유입은 수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가 꾸준히 수행되고 있지만, 산불이 지하수 수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Mansilha et al., 2014, 2020; Rhoades et al., 2019).
산림 토양은 물, 탄소 및 영양소 순환에 관여하고, 기후를 조절하는 등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Fernandez-Marcos, 2022), 산림 유역의 하천과 지하수는 지역 사회에 식수를 공급하는 중요한 수자원이다 (Pennino et al., 2022; Smith et al., 2011). 따라서 변화하는 기후의 영향으로 산불이 증가함에 따라 산불 발생 후 토양과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한국의 경우 대형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동해안 지역에 원자력 발전소가 다수 분포해 있으며, 2022년 3월 울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한울 원자력 발전소 인근까지 불길이 확산되었다. 빠른 대처로 원자력 발전소에 피해는 없었지만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여 산불이 발생한 환경에서 방사성 물질의 분포 및 거동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본 리뷰 논문에서는 산불 활동이 토양과 지하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산불로 변화된 지하수 토양 환경에서 방사성 물질들의 분포 및 거동 특성 변화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산불은 산림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열과 재의 유입은 화재로 인한 토양의 변화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Agbeshie et al., 2022; Bodí et al., 2014; Certini, 2005; Hrelja et al., 2020). 예를 들어, 토양의 수분 침투와 보유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의 발수성은 화재 온도에 따라 증가되거나 감소될 수 있으며, 토양 발수성 강화는 표면의 식생 제거와 함께 토양의 유출수 증가 및 침식 가속화의 주요 원인이 된다 (Doerr et al., 2006). 산불에 의해 형성된 토양 온도 ~240℃까지는 토양의 발수성이 향상되다가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소실될 수 있으며 (Varela et al., 2005), 산소가 부족한 조건에서는 더 높은 온도(<400℃)까지 토양의 발수성이 유지되거나 강화될 수 있다 (Bryant et al., 2005).
산불로 생성된 재의 유입도 토양의 수분 침투와 표면 유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Woods and Balfour (2010)에 따르면 얇은 재 층(<1cm)은 토양 공극을 메워 다공성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토양으로의 수분 침투를 차단할 수 있다. 재 층이 어느정도 두께를 가지는 경우(>2cm)에도 여전히 토양 수분 함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한편으론 두꺼운 재 층이 수분을 저장하여 표면 유출을 방지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Ebel et al., 2012; Woods and Balfour, 2010).
토양의 화학적 특성 변화 측면에서 산불은 토양 유기물의 양적 변화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산불은 연소를 통해 유기층의 제거를 유발하여 유기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Litton and Santelices (2003)는 칠레의 Nothofagus glauca 숲에서 강도 높은 화재 발생 후 토양 유기물 함량이 비산불 지역보다 감소하였음을 확인하였으며, Certini et al. (2011)은 이탈리아의 두 소나무 숲에서 높은 심각도의 산불 후 토양 유기물이 절반 가까이 손실되었다고 보고하였다. Badía et al. (2014)은 스페인의 Pinus halepensis 숲에서 중상 정도의 심각도를 가지는 산불로 깊이 1cm 이내의 토양층에서 유기탄소가 연소 전보다 약 1.4배 감소했다고 보고하였다.
반면에 산불로 발생된 재의 투입으로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산불로 배출되는 재는 숯(char), 그을음(soot) 등의 입자상 유기물질을 포함하는데(Bodí et al., 2014), 이들은 바이오매스의 불완전 연소로 생성되며 탄소 함량이 높아 블랙카본(black carbon; BC)이라고도 한다. BC의 대부분은 연소 지역 주변의 토양층에 퇴적물과 함께 퇴적되며 (Gao et al., 2018), 토양 유기탄소 풀(pool) 일부를 구성하면서 유기물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Agbeshie et al., 2022). Kim et al. (2003)은 국내의 동해안 일대에서 산불 발생 후 연소된 토양이 연소되지 않은 토양에 비해 유기물 함량이 최대 5배까지 증가하였음을 확인하였으며, Santín et al. (2008)은 스페인의 칸타브리아 산맥 일대를 조사하여 산불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 토양 유기탄소 함량이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연구 보고들은 고강도의 산불은 유기층의 완전 연소를 통해 유기물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중-저강도의 산불 환경에서는 BC 생성이 더 용이하고 유기물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Agbeshie et al., 2022; González-Pérez et al., 2004; Huang et al., 2018).
또한 산불은 토양의 화학 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칼슘(Ca)과 마그네슘(Mg) 등의 원소는 휘발 온도(1,107~1,484℃)가 높아 화재에 의한 손실이 적은 반면, 질소(N), 황(S)과 같은 원소들은 낮은 휘발 온도(200~375℃)로 인해 연소 중 쉽게 휘발될 수 있다 (DeBano, 1991). Bormann et al. (2008)은 고강도 산불 이후 유기층 내 N이 모두 휘발되었으며, 광물 토양층에서는 N 함량이 57%까지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Murphy et al. (2006)은 산불 후 토양 내 N의 상당한 감소(92%)를 확인하였다. 하지만, 총 N 함량이 산불 후 상당량 감소하더라도 무기 N(즉, NO3-, NH4+)의 함량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소 과정에서 유기 N 형태의 상대적 감소와 유기 N의 무기 형태로의 전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Badía et al., 2014; Jones et al., 2015; Kutiel and Naveh, 1987; Wang et al., 2014). N과 달리, 인(P)은 휘발 온도가 774℃로 비교적 높아 열에 의한 손실이 적으며, 연소를 통해 무기 형태로 전환될 수 있다 (Badía et al., 2014; Certini, 2005; DeBano, 1991).
뿐만 아니라, 산불 후 연소 토양에서 포타슘(K), 나트륨(Na), Ca, Mg 등 주요 양이온의 증가가 다수 보고되었는데, 토양에 퇴적된 재는 양이온이 풍부하여 일시적으로 토양의 양이온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Badía et al., 2014; Bodí et al., 2014). 하지만, 장기적으로 증가한 양이온은 침식, 강수 등으로 재의 유실과 침출이 발생하여 연소 전 수준으로 돌아가거나 고갈될 수 있다 (Agbeshie et al., 2022; Hrelja et al., 2020). Alauzis et al. (2004)은 산불 발생 2개월 후 연소 토양에서 주요 양이온의 증가를 관찰하였으며, 2년 후 연소 전 수준으로 감소하였음을 보여주었다. Kim et al. (2003)은 산불의 영향을 받은 토양에서 시간에 따른 주요 양이온(K, Na, Ca, Mg)의 함량 변화를 관찰하였고, 화재 1개월 후 관찰된 모든 양이온의 함량이 증가하였으며, 5개월 후에는 대조군 토양보다 낮은 함량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에 포함된 탄산칼슘(CaCO3)과 주요 양이온의 산화물 및 수산화물은 토양의 pH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여러 연구에서 산불 후 토양의 pH 증가가 보고되었다 (Fultz et al., 2016; Iglesias et al., 1997; Litton and Santelices, 2003). 증가된 토양 pH는 토양 내 원소의 용해도, 이동성, 그리고 식물 가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eina, 2019). 예를 들어, P는 pH6~7에서 용해도가 최대가 되며, 산불 후 pH 증가로 P의 용해도 및 식물 가용성이 증가할 수 있다 (Certini, 2005). 한편, 산불에 의한 토양의 pH 변화 정도는 토양의 초기 pH, 유입된 재의 성분 및 양, 토양의 pH 완충 능력, 유기물 함량 등의 영향을 받는다(Agbeshie et al., 2022; Bodí et al., 2014; Litton and Santelices, 2003). 예를 들어, 염기성 토양(>pH 7.5)에서 발생한 산불은 토양의 pH 변화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Badía et al., 2014).
양이온 교환 능력(CEC)은 토양이 식물 영양소 양이온을 보유하고 공급하는 데에 필요한 토양 특성으로, 점토광물과 유기물이 토양 CEC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Agegnehu et al., 2017; Kaiser et al., 2008). 이러한 점토광물과 토양 유기물은 산불 발생 시 열에 의해 변형되거나 소실될 수 있으며, 특히 토양 유기물은 점토광물에 비해 열에 취약하여 화재로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Ulery et al., 2017; Zavala et al., 2014). 이는 결과적으로 산불 지역 토양의 CEC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재에 포함된 BC 등의 입자상 유기물질은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증가시켜 CEC가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Alexakis et al. (2021)과 Iglesias et al. (1997)은 산불 후 연소 지역의 CEC 증가를 보고하였다.
한편, 산불은 연소 과정에서 다양한 오염물질을 대기 중으로 배출하고, 건성 및 습성 침착(deposition)을 통해 오염물질을 토양으로 공급한다 (Abraham et al., 2017; Maliszewska-Kordybach, 1999). Kim et al. (2003)은 화재 한 달 후 산불 지역의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s) 농도가 산불 외 지역보다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으며, 폴리염화 디벤조-p-다이옥신 및 디벤조푸란(PCDD/Fs)은 약 2배 정도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Sojinu et al. (2011) 또한 산불 지역에서 최대 10배 정도의 PAH 증가를 보고하였다. Alexakis (2020)는 연소 지역의 토양과 재에서 망간(Mn), 납(Pb), 아연(Zn) 등 특정 중금속의 함량이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하였다. Jovanovic et al. (2011)은 산불지역의 토양에 대해 Zn과 Pb의 증가를 보고하였다. Pereira and Úbeda (2010)는 산불로 생성된 재에서 녹아 나오는 중금속 함량을 측정하였고, 알루미늄(Al)이 재로부터 가장 많이 방출되며, Zn은 비교적 적은 양으로 용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PCDD/Fs, PAHs 등의 잔류성 유기 오염물질(POPs)과 특정 중금속은 높은 독성과 환경 지속성, 생체 축적으로 환경과 인체 건강에 잠재적으로 위해를 가할 수 있다 (Eljarrat and Barceló, 2003; Silva et al., 2015).
산불 후 지표에 퇴적된 재와 다양한 오염물질은 바람과 강수의 영향으로 주변 토양과 하천, 지하수로 재분배될 수 있다 (Bodí et al., 2014). 예를 들어, 연소된 토양은 일반적으로 발수성이 강화되어 강수 발생 시 재와 오염물질의 상당 부분이 지표유출을 통해 하천으로 운반될 수 있으며, 일부는 빗물과 함께 토양층에 수직으로 침투하여 대수층으로 유입된다 (Dimitriadou et al., 2018). 일단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표면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산불이 산림 유역의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주로 지표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지하수 오염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거의 없다.
지하수 오염은 대수층의 특성에 좌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수성이 높은 대수층은 토양에 퇴적된 오염물질이 빗물과 함께 도달하기 용이하다 (López-Macias et al., 2019). 또한, 지하수면이 지표와 가까운 천부 대수층의 경우에도 침출된 오염물질이 쉽게 지하수로 유입되어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Abraham et al., 2017). 보고된 소수의 연구에 따르면, 산불이 발생한 지역의 지하수에서 대조지역의 지하수보다 높은 농도의 중금속(Fe, Cr, Mn 등)과 주요 이온(NO3-, SO42-, Na+, Mg2+ 등)이 검출되었으며, 이는 연소 지역의 토양과 지하수로 유입된 재에서 금속 및 이온이 침출되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Mansilha et al., 2019, 2020). 또한, 연소 지역의 지하수에서 대조지역의 최대 6배에 해당하는 PAH 농도가 검출되었다고 보고된 바가 있으며, 특히 환의 개수가 많은 PAH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Mansilha et al., 2014, 2019, 2020). 지하수 내 PAH 농도는 비가 온 후 증가하여 강수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ansilha et al., 2019, 2020).
방사성 핵종은 의학, 원자력 산업 등 다방면으로 활용도가 높지만,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같은 예기치 못한 사고는 다량의 방사성 핵종을 대기와 주변 환경으로 방출하여 광범위한 방사능 오염을 야기한다 (Yoschenko et al., 2018) (Fig. 3). 특히, 대표적인 방사성 핵종 중의 하나인 세슘(137Cs)은 원전 사고 초기에 다량 방출되며 긴 반감기(30.2년)를 가지는 수용성 방사성 핵종으로 물 환경에서 주로 1가 양이온 형태로 존재한다 (Fuller et al., 2015; Nakao et al., 2014; Park et al., 2019). 방출된 Cs는 침착을 통해 토양과 지하수 환경으로 유입되어 지질 매체와 상호작용하면서 수십 년 동안 환경에 존재할 수 있으며, 식물의 필수 영양소 중 하나인 K와 유사한 화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식물 흡수를 통해 먹이 사슬로 이동하여 인간에게 도달할 수 있다.
지질 매체 중 점토광물은 지중환경에서 Cs를 강하게 흡착하는 천연 흡착제로, 일반적으로 다양한 Cs 흡착 자리를 가지며 그중에서도 풍화된 가장자리 지점(frayed edge site)은 Cs에 대하여 높은 선택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de Koning and Comans, 2004; Park et al., 2019). 반면, 토양 유기물은 점토광물의 Cs 흡착을 방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Dumat et al., 1997; Koarashi et al., 2012). 예를 들어, 풀빅산(fulvic acid), 휴믹산(humic acid)과 같은 토양 유기물은 pH에 의해 용해도가 좌우되며 (Gaffney et al., 1996) 일반적인 토양 및 지하수 pH 조건에서 주로 용해된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데, 용존 형태의 유기물은 점토광물의 흡착 지점을 차단하거나 (Tameta et al., 2021) Cs와 결합하여 콜로이드 상태로 존재하면서 Cs의 흡착을 억제하고 이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Nakamaru et al., 2007).
산불 지역은 열과 재의 유입으로 토양과 지하수의 성질이 변화될 수 있으며, 이는 지질 매체와 Cs의 지화학적 반응에도 영향을 미쳐 지중환경에서 방사성 Cs의 거동이 화재 이전과는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산불로 증가된 pH는 토양 입자의 표면 음전하를 증가시켜 (Naidu et al., 1997) 토양에 Cs를 고정하고 확산을 지연시킬 수 있다. Bouzidi et al. (2010)은 토양의 pH가 증가함에 따라 토양의 Cs 흡착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pH8~10에서 최대 흡착 효율을 보이고 이후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Giannakopoulou et al. (2007)은 pH8에서 Cs에 대한 토양의 최대 흡착량을 확인하였다.
또한, 재에 포함된 BC 등의 입자상 유기물은 일반적으로 표면이 음전하를 띠며 물에 대한 용해도가 낮고 분해와 화학적 변형에 강해 (Ahmad et al., 2014; Kuzyakov et al., 2014)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토양 환경에 존재하면서 효과적으로 Cs를 흡착하고 고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amilton et al. (2016)은 BC와 모래 토양의 Cs 흡착을 비교하였고, BC의 흡착 용량이 10배 정도 큰 것을 확인하였다. Shao et al. (2021)은 BC를 첨가한 토양에서 우수한 Cs 고정력을 보였으며 식물에 대한 Cs 이용률이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BC의 높은 흡수 능력은 다공성 구조와 산소를 함유한 표면 작용기(예, -COOH, C=O, -OH 등)에 기인하며 (Jeon et al., 2017; Khandaker et al., 2018; Pipíška et al., 2020) (Fig. 4), 연소 온도는 BC의 이러한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hmad et al., 2014). 예를 들어, 연소 온도가 300℃에서 700℃로 증가하면서 표면의 OH기는 감소하며, 다공성 구조가 발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Yamagishi et al., 2019).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림토에는 다량의 BC가 존재할 수 있으며 (Schmidt et al., 1999), 이들은 토양의 Cs 흡착 용량을 증가시켜 Cs의 이동을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용존 유기물의 존재는 BC의 공극을 메워 Cs의 흡착 지점을 차단할 수 있으며 (Ahmad et al., 2014), BC는 Cs 외 다른 유기 및 무기 오염물질도 고정시킬 수 있어 (Zhang et al., 2013) 실제로는 Cs 흡착이 제한적일 수 있다. 특히, 금속 이온은 방사성 핵종과 유사한 흡착 메커니즘을 가지기 때문에 Cs 흡착의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Ahmad et al., 2014). 게다가, 재에서 침출된 양이온(K+, Ca2+, Mg2+, Na+ 등)은 Cs와 경쟁을 통해 Cs의 흡착을 방해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지중환경에서 Cs의 이동성이 일부 증가할 수 있다. Galamboš et al. (2009)에 따르면, 경쟁 이온(Ca2+, Na+)의 존재는 벤토나 이트의 Cs 흡착 효율을 감소시켰으며, Na+보다는 Ca2+가 Cs 흡착을 크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ouzidi et al. (2010)은 Ain Oussera 토양에서 Cs 흡착에 대한 양이온 (K+, Na+, Ca2+, Mg2+)의 영향을 조사하였고, K+ > Ca2+ > Mg2+ > Na+ 순서로 Cs 흡착을 방해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Cs 흡착에 대한 K의 높은 경쟁 효과는 Cs와 유사한 이온 및 수화 반경에 기인한다.
Cs과 함께 원전 사고 초기 방출량이 높은 방사성 아이오딘(예, 129I, 131I)은 반감기가 각각 1,570만년과 8일로 131I의 경우 반감기가 짧지만 고 에너지의 β선(Emax=606keV)을 방출하여 매우 유해한 핵종 중 하나이며, 129I는 최대 β선 에너지 값이 154.4keV로 비교적 덜 유해하지만 긴 반감기로 인해 환경계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Hou et al., 2009, 2013). 방출된 I는 흡입과 섭취를 통해 체내로 유입될 수 있으며, 주로 갑상선에 축적되어 다양한 갑상선 질환과 암을 유발할 수 있다 (Xu et al., 2013).
지중환경에서 I는 해당 환경의 산화환원전위와 pH 조건에 따라 아이오딘화물(I-), 아이오딘산 염(IO3-), 원소(I2) 및 유기 아이오딘 등 다양한 화학종(species)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Shetaya et al., 2012), 물 환경에 분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음이온계 핵종으로 화학종에 따라 지중환경에서 I의 이동성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중환경에서 IO3-는 I-보다 높은 흡착률과 지연을 보이며,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보고되었다 (Dai et al., 2009; Fukui et al., 1996; Li et al., 2017). 하지만, 자연토양은 점토광물 표면의 영구 음전하, 유기산 등으로 인해 표면이 음전하를 띠고 있어 음이온에 대하여 낮은 친화력을 보이며, 따라서 지중환경에서 I의 흡착이 제한적이고 이동성이 매우 높다 (Tournassat et al., 2007; Xu et al., 2003).
I는 지질 매체 요소 중 토양 유기물과 강하게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기물에서 I의 흡착은 구성 원소 중의 하나인 탄소와의 공유결합을 통해 이루어진다 (Choung et al., 2013; Schlegel et al., 2006; Xu et al., 2011). 또한, 금속 산화물 및 수산화물 (예, Fe(OH)3, Al(OH)3, MnO2)이 I 고정 및 이동성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특히 IO3-에 대하여 높은 친화력을 보인다 (Dai et al., 2009; Shetaya et al., 2012). 반면, 점토광물은 I와 반응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며 (Ashworth et al., 2003; Muramatsu et al., 1990), 일부 연구에 따르면 산성 환경에서 일라이트가 I-에 대하여 일부 높은 흡착량을 가지기도 한다 (Kaplan et al., 2000).
산불로 변화된 토양 지하수 환경에서는 I의 거동이 연소 전과는 달라질 수 있는데, pH 증가는 토양 흡착 지점에 대한 OH-와 I의 경쟁 이온 효과와 토양 입자 표면의 음전하 증가를 유발하여 I의 흡착이 감소하고 이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 (Ashworth et al., 2003). 또한, 연소 과정에서 I를 고정할 수 있는 토양 유기물의 손실이 발생하여 I의 거동이 강화될 수 있다.
반면, 산불로 생성된 BC의 토양 유입은 지중환경에서 I의 고정력을 높이고 거동을 제한할 수 있다. Zhang et al. (2018)에 따르면, I- 및 IO3-에 대한 BC의 흡착 용량이 각각 약 2,600L kg-1과 219L kg-1로 토양보다 두 화학종에 대해 더 높은 친화력을 보였으며, 흡착 용량은 pH, 이온 강도와 같은 토양 특성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Choung et al. (2013)은 BC에 대한 I의 상호작용이 BC의 미세 기공 구조를 포함하는 표면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IO3-은 휴믹산에 의한 흡수율은 I-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BC에서는 더 낮은 흡수율을 보였는데, 이는 IO3-의 더 큰 분자 크기가 기인한다고 보고하였다. 결과적으로, 산불 지역의 지중환경에서 I-가 IO3- 보다 이동성이 감소 할 수 있다.
저농도(Cw≈10-7M) 조건에서 물질별 I와 Cs의 흡착분배계수(Kd)를 Fig. 5에 나타내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산불 발생 패턴을 변화시켜 중⸱대형 산불의 빈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산불의 발생은 지하수 토양 환경의 다양한 특성 변화와 오염을 야기하며, 이는 방사성 오염물질의 분포 및 거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간 정도의 강도로 발생된 산불은 비교적 낮은 연소 효율로 유기물의 불완전 연소가 증가하여 BC 등 입자성 유기물질의 생산량이 증가할 수 있으며, 화재 후 지하수 토양 환경으로의 BC 공급은 총 유기탄소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화재로 생성된 재와 BC의 유입은 지중환경의 pH, 주요 양이온(예, K+, Mg2+ 등) 및 CEC 상승을 야기한다. 이러한 변화는 토양 표면의 음전하를 증가시키고 BC로 인해 흡착 지점이 증가하여 경쟁이온 효과에도 불구하고 Cs, 코발트(Co), 스트론튬(Sr) 등과 같은 양이온성 핵종의 고정화를 강화하고 거동을 억제할 수 있다. pH의 증가는 토양에 대한 음이온성 물질의 친화도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BC 등의 입자성 유기물의 유입은 이를 보완하여 I의 이동성이 화재 전보다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강한 고강도의 산불이 발생할 경우, 고열로 인해 대부분의 토양 유기물이 소실되고 점토광물이 변형될 수 있으며 완전 연소가 일어나 입자성 유기물의 생성이 감소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중환경 내 방사성 핵종의 흡착 지점 감소로 이어져 다양한 방사성 오염물질의 이동성이 강화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강도의 산불은 발생 온도가 높지 않고 휘발로 인한 주요 이온의 손실이 적으며 입자성 유기물질의 생성 또한 많지 않아 기존의 산림 환경과 특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하수 토양 환경 내 방사성 오염물질의 분포 및 거동 또한 화재 이전과 유사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산불의 강도에 따라서도 토양 환경 특성 및 오염물질의 거동 특성이 달라지므로, 최근 변화하는 산불 패턴, 규모 및 강도와 그로 인한 영향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산불발생에 의한 환경 변화와 오염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는 연소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변 지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지하수 환경에 대해서는 관련 연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한국의 경우 원자력 발전소는 주변이 바다와 산림 지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동해안 지역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토양 및 수자원 관리와 예기치 않은 원자력 사고에 대비하기 위하여 산불 지역의 환경 변화 및 오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본 논문은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No. 2019R1A2C1004891), 2023년도 정부재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성과학기술인 R&D 경력복귀 지원사업)으로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WISET 제 2023-308호).
Econ. Environ. Geol. 2023; 56(5): 501-514
Published online October 30, 2023 https://doi.org/10.9719/EEG.2023.56.5.501
Copyright © THE KOREAN SOCIETY OF ECONOMIC AND ENVIRONMENTAL GEOLOGY.
Hyojin Bae1, Sungwook Choung1,*, Jungsun Oh2, Jina Jeong3
1Research Center for Geochronology and Isotope Analysis, Korea Basic Science Institute (KBSI), Cheongju 28119, Republic of Korea
2Department of Hydro Science and Engineering Research, Korea Institute of Civil Engineering and Building Technology (KICT), Goyang 10223, Republic of Korea
3Department of Geology,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KNU), Daegu 41566, Republic of Korea
Correspondence to:*schoung@kbs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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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fires can generate numerous pollutants through the combustion of vegetation and cause serious environmental problems. The global warming and climate change will increase the frequency and scale of forest fires across the world. In Korea, many nuclear power plants (NPPs) are located in the East Coast where large-scale forest fires frequently occur. Therefore, understanding the sorption and transport characteristics of radionuclides in the forest fire areas is required against the severe accidents in NPPs. This article reviewed the physiochemical changes and contamination of groundwater and soil environments after forest fires, and discussed sorption and transport of radionuclides in the subsurface environment of burned forest area. We considered the geochemical factors of subsurface environment changed by forest fire. Moreover, we highlighted the need for studies on changes and contamination of subsurface environments caused by forest fires to understand more specific mechanisms.
Keywords forest fire, subsurface environment, environmental contamination, radionuclide, transport
배효진1 · 정성욱1,* · 오정선2 · 정진아3
1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2한국건설기술연구원
3경북대학교
산불은 연소 과정에서 다양한 오염물질을 배출하여 심각한 환경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산불의 규모와 빈도가 증가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 역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산불 발생이 빈번한 동해안 지역에 원자력 발전소가 위치하고 있어, 중대 사고에 대비하여 산불 환경에서 방사성 핵종의 거동 특성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본 리뷰 논문에서는 산불이 지하수 토양 환경에 가져오는 변화와 오염 특성을 검토하고, 산불로 변화된 지하수 토양 환경에서의 방사성 핵종 거동을 고찰하였다. 특히, 변화된 지중환경의 여러 특성 중 방사성 핵종의 거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고려하였으며, 보다 구체적인 메커니즘 이해를 위해 산불이 초래하는 지하수 토양 환경 변화와 오염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기술하였다.
주요어 산불, 지중환경, 환경오염, 방사성 핵종, 거동
This article reviews physicochemical changes and contamination in groundwater and soil environments of burned forest areas, and provides possible scenarios for the fate and migration of radionuclides in that environment.
Medium to large scale forest fires are increasing globally so that the increase of particulate organic materials of subsurface environments can be strongly related to the immobilization of radionuclides in burned forest areas.
산불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며, 매년 광범위한 산림 면적이 산불로 연소된다 (Smith et al., 2011).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연간 60,000건 이상의 산림 화재가 보고되며, 주로 지중해 지역에서 발생한다 (San-Miguel-Ayanz et al., 2022; Turco et al., 2016). 뿐만 아니라 화재 규모도 상당하여 유럽 전체 연소 면적의 80~90%가량이 지중해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San-Miguel-Ayanz et al., 2013, 2022; Viegas et al., 2009). 미국에서도 연간 70,00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하고 있으며, 매년 약 2,800,000ha가 화재로 연소된다 (Hoover and Hanson, 2023). 국내의 경우, 산림 면적이 국토의 약 63%를 차지하고 있으며 (Korea Forest Service, 2021), 매년 연소 면적이 1ha 미만에서 100ha 이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Fig. 1). 한국은 5ha 미만의 소규모 산불이 주로 발생하지만, 동해안 지역은 날씨가 건조한 봄철에 강한 바람의 영향이 더해져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쉽게 대형화된다(Korea Forest Service, 2023; Lim, 2000). 실제로 1986년 이후 72건의 대형 산불(>100ha, >24hr)이 국내에 발생하였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동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Korea Forest Service, 2023).
산불 발생의 자연적 요인으로는 번개, 화산 활동 등이 있으며, 특히 번개는 전 세계적으로 산불의 자연 발화의 주요 원인이 된다 (Dijkstra et al., 2022; Müller and Vacik, 2017). 예를 들어 핀란드, 스웨덴 등의 북유럽 국가에서는 번개에 의한 발화가 화재 원인의 8~1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anteaume et al., 2013). 호주와 캐나다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화재 사건의 30~40%가 번개로 인해 발생하며, 피해 규모 또한 연간 총 연소 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Abdollahi et al., 2019; Wang and Anderson, 2010).
그러나 산불의 대부분은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농업 활동, 담뱃불, 소각, 방화 등이 발화의 원인이 된다. 매년 전 세계 산불의 90% 이상이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며, 도시와 도로가 근접해 있는 산림 지대에서 화재가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Bar et al., 2021; Guo et al., 2017; Martínez et al., 2009; Tariq et al., 2022). 한국도 입산자 실화, 폐기물 소각 등의 인간활동이 산불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고되며, 인구가 밀집해 있는 도시 인근의 산불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im et al., 2019; Korea Forest Service, 2023). 이외에도 폭염, 가뭄, 강풍과 같은 기상 및 기후 조건과 식생 유형, 지형 조건 등이 산불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늘날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라는 중요한 환경 문제에 직면해 있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작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약 1.15(±0.13)℃ 높아졌으며 (WMO, 2023),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에서는 향후 20여 년(~2040년)까지 온난화가 지속되어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5℃ 내외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IPCC, 2023). 이러한 온난화 현상은 전 지구적으로 기상과 기후변화에 기여하였다.
기후는 전 세계적으로 산불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소 중 하나이며 (Aponte et al., 2016), 최근에는 기후변화가 산불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온난화에 따른 이상고온과 가뭄, 강수 패턴의 변화로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최근 몇 년간 대형 산불의 빈도가 증가하였다 (Halofsky et al., 2020; Shi et al., 2021; Williams et al., 2019). 예를 들어, 한국은 2022년 3월 동해안 일대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여 20,000ha 이상의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Korea Forest Service, 2023). 발생 원인은 방화 등 인위적 요인이었으나, 봄철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불길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화재 진압을 어렵게 만들어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판단된다. 2019년 호주는 지구 온난화와 인도양 다이폴(Indian Ocean Dipole)로 인한 장단기적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극심한 고온 건조 날씨를 경험하였고, Black Summer라 불리는 그 해의 산불 시즌 동안 호주 남동부 지역에서 전례 없는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였다 (Abram et al., 2021; WMO, 2020). 2021년 여름에는 미국 전역에 극심한 폭염이 발생하였고, 그 기간 동안 캘리포니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여 약 390,000ha의 산림 면적이 소실되었다 (WMO, 2022). 기온 상승과 강수의 감소는 건조 일수의 증가로 이어져 가뭄을 악화시키고 토양과 산림 식생의 수분 손실을 유발한다 (Flannigan et al., 2016; Mansoor et al., 2022). 이는 결국 산림을 화재에 취약한 상태(즉, 건조한 연료)로 전환하여 산불 발생 및 확산 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산불 등의 식생 화재는 산림 생태계를 파괴하고 교란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Agbeshie et al., 2022; Fernandez-Marcos, 2022), 그 과정에서 대기 환경이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산불은 산림을 구성하는 유기체를 태워 바이오매스의 손실을 유발하며, 바이오매스의 연소를 통해 수증기와 함께 다량의 탄소, 미립자 물질(PM2.5), 질소산화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미량 가스 등의 오염물질을 생성하고 대기로 방출한다(Liu et al., 2014; Reid et al., 2016) (Fig. 2). 그중 탄소는 연소 생성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가스(CO2 또는 CO) 형태로 배출된다 (Reid et al., 2005). 또한, 산불 연기는 대기 중에서 화학 반응을 통해 오존, 질산 과산화아세틸(peroxyacetyl nitrate) 등의 2차 오염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 (Jaffe et al., 2020; McClure and Jaffe, 2018). 방출된 기체 및 입자상 오염물질은 대기로 유입되어 대기질을 저하시키고, 지구의 기후 시스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aton‐Walsh et al., 2005). 예를 들어, 1995년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인접 국가인 미국 남동부의 CO 농도 증가에 크게 기여하였으며(Wotawa and Trainer, 2000), 2019~2020년 호주 산불 기간 동안 시간당 미립자 물질의 농도는 약 2,500μg m-3로 이는 호주의 일일 대기 환경 기준치(25μg m-3)를 훨씬 초과하는 수치였다 (Akdemir et al., 2022). 산불 연기에 포함된 CO2, CH4, N2O 등의 온실기체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할 수 있으며 (Liu et al., 2014), 특히 N2O는 CO2의 약 300배에 해당하는 온난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uñoz et al., 2010).
이러한 산불은 대기 환경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물과 토양 등 지표지질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Fig. 2). 예를 들어, 산불로 발생된 연소 생성물의 일부는 주변 토양 및 퇴적물 상부에 퇴적되어 토양 특성을 변화시키고 토양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 (Fernandez-Marcos, 2022). 이러한 오염물질은 지하로 침투하여 대수층과 지하수 수질을 위협할 수 있으며 (Mansilha et al., 2014, 2020; Pennino et al., 2022), 지중환경 내 다양한 오염물질의 분포와 거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외에도 산불은 토양의 영양 성분과 유기물 함량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Caon et al., 2014; Neff et al., 2005), 화재로 인한 식생 제거 등의 토양 피복 변화는 유출수와 토양침식 위험을 증가시키고 (Abraham et al., 2017; Caon et al., 2014), 이는 산불 잔류물을 운반하여 산림 유역의 수질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Lewis et al., 2021; Meneses et al., 2015). 특히나 산불은 사면을 따라 빠르게 확산되어 수계 중상류 지역으로 쉽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산불로 인한 오염물질의 유입은 수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가 꾸준히 수행되고 있지만, 산불이 지하수 수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Mansilha et al., 2014, 2020; Rhoades et al., 2019).
산림 토양은 물, 탄소 및 영양소 순환에 관여하고, 기후를 조절하는 등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Fernandez-Marcos, 2022), 산림 유역의 하천과 지하수는 지역 사회에 식수를 공급하는 중요한 수자원이다 (Pennino et al., 2022; Smith et al., 2011). 따라서 변화하는 기후의 영향으로 산불이 증가함에 따라 산불 발생 후 토양과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한국의 경우 대형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동해안 지역에 원자력 발전소가 다수 분포해 있으며, 2022년 3월 울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한울 원자력 발전소 인근까지 불길이 확산되었다. 빠른 대처로 원자력 발전소에 피해는 없었지만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여 산불이 발생한 환경에서 방사성 물질의 분포 및 거동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본 리뷰 논문에서는 산불 활동이 토양과 지하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산불로 변화된 지하수 토양 환경에서 방사성 물질들의 분포 및 거동 특성 변화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산불은 산림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열과 재의 유입은 화재로 인한 토양의 변화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Agbeshie et al., 2022; Bodí et al., 2014; Certini, 2005; Hrelja et al., 2020). 예를 들어, 토양의 수분 침투와 보유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의 발수성은 화재 온도에 따라 증가되거나 감소될 수 있으며, 토양 발수성 강화는 표면의 식생 제거와 함께 토양의 유출수 증가 및 침식 가속화의 주요 원인이 된다 (Doerr et al., 2006). 산불에 의해 형성된 토양 온도 ~240℃까지는 토양의 발수성이 향상되다가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소실될 수 있으며 (Varela et al., 2005), 산소가 부족한 조건에서는 더 높은 온도(<400℃)까지 토양의 발수성이 유지되거나 강화될 수 있다 (Bryant et al., 2005).
산불로 생성된 재의 유입도 토양의 수분 침투와 표면 유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Woods and Balfour (2010)에 따르면 얇은 재 층(<1cm)은 토양 공극을 메워 다공성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토양으로의 수분 침투를 차단할 수 있다. 재 층이 어느정도 두께를 가지는 경우(>2cm)에도 여전히 토양 수분 함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한편으론 두꺼운 재 층이 수분을 저장하여 표면 유출을 방지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Ebel et al., 2012; Woods and Balfour, 2010).
토양의 화학적 특성 변화 측면에서 산불은 토양 유기물의 양적 변화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산불은 연소를 통해 유기층의 제거를 유발하여 유기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Litton and Santelices (2003)는 칠레의 Nothofagus glauca 숲에서 강도 높은 화재 발생 후 토양 유기물 함량이 비산불 지역보다 감소하였음을 확인하였으며, Certini et al. (2011)은 이탈리아의 두 소나무 숲에서 높은 심각도의 산불 후 토양 유기물이 절반 가까이 손실되었다고 보고하였다. Badía et al. (2014)은 스페인의 Pinus halepensis 숲에서 중상 정도의 심각도를 가지는 산불로 깊이 1cm 이내의 토양층에서 유기탄소가 연소 전보다 약 1.4배 감소했다고 보고하였다.
반면에 산불로 발생된 재의 투입으로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산불로 배출되는 재는 숯(char), 그을음(soot) 등의 입자상 유기물질을 포함하는데(Bodí et al., 2014), 이들은 바이오매스의 불완전 연소로 생성되며 탄소 함량이 높아 블랙카본(black carbon; BC)이라고도 한다. BC의 대부분은 연소 지역 주변의 토양층에 퇴적물과 함께 퇴적되며 (Gao et al., 2018), 토양 유기탄소 풀(pool) 일부를 구성하면서 유기물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Agbeshie et al., 2022). Kim et al. (2003)은 국내의 동해안 일대에서 산불 발생 후 연소된 토양이 연소되지 않은 토양에 비해 유기물 함량이 최대 5배까지 증가하였음을 확인하였으며, Santín et al. (2008)은 스페인의 칸타브리아 산맥 일대를 조사하여 산불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 토양 유기탄소 함량이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연구 보고들은 고강도의 산불은 유기층의 완전 연소를 통해 유기물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중-저강도의 산불 환경에서는 BC 생성이 더 용이하고 유기물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Agbeshie et al., 2022; González-Pérez et al., 2004; Huang et al., 2018).
또한 산불은 토양의 화학 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칼슘(Ca)과 마그네슘(Mg) 등의 원소는 휘발 온도(1,107~1,484℃)가 높아 화재에 의한 손실이 적은 반면, 질소(N), 황(S)과 같은 원소들은 낮은 휘발 온도(200~375℃)로 인해 연소 중 쉽게 휘발될 수 있다 (DeBano, 1991). Bormann et al. (2008)은 고강도 산불 이후 유기층 내 N이 모두 휘발되었으며, 광물 토양층에서는 N 함량이 57%까지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Murphy et al. (2006)은 산불 후 토양 내 N의 상당한 감소(92%)를 확인하였다. 하지만, 총 N 함량이 산불 후 상당량 감소하더라도 무기 N(즉, NO3-, NH4+)의 함량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소 과정에서 유기 N 형태의 상대적 감소와 유기 N의 무기 형태로의 전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Badía et al., 2014; Jones et al., 2015; Kutiel and Naveh, 1987; Wang et al., 2014). N과 달리, 인(P)은 휘발 온도가 774℃로 비교적 높아 열에 의한 손실이 적으며, 연소를 통해 무기 형태로 전환될 수 있다 (Badía et al., 2014; Certini, 2005; DeBano, 1991).
뿐만 아니라, 산불 후 연소 토양에서 포타슘(K), 나트륨(Na), Ca, Mg 등 주요 양이온의 증가가 다수 보고되었는데, 토양에 퇴적된 재는 양이온이 풍부하여 일시적으로 토양의 양이온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Badía et al., 2014; Bodí et al., 2014). 하지만, 장기적으로 증가한 양이온은 침식, 강수 등으로 재의 유실과 침출이 발생하여 연소 전 수준으로 돌아가거나 고갈될 수 있다 (Agbeshie et al., 2022; Hrelja et al., 2020). Alauzis et al. (2004)은 산불 발생 2개월 후 연소 토양에서 주요 양이온의 증가를 관찰하였으며, 2년 후 연소 전 수준으로 감소하였음을 보여주었다. Kim et al. (2003)은 산불의 영향을 받은 토양에서 시간에 따른 주요 양이온(K, Na, Ca, Mg)의 함량 변화를 관찰하였고, 화재 1개월 후 관찰된 모든 양이온의 함량이 증가하였으며, 5개월 후에는 대조군 토양보다 낮은 함량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에 포함된 탄산칼슘(CaCO3)과 주요 양이온의 산화물 및 수산화물은 토양의 pH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여러 연구에서 산불 후 토양의 pH 증가가 보고되었다 (Fultz et al., 2016; Iglesias et al., 1997; Litton and Santelices, 2003). 증가된 토양 pH는 토양 내 원소의 용해도, 이동성, 그리고 식물 가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eina, 2019). 예를 들어, P는 pH6~7에서 용해도가 최대가 되며, 산불 후 pH 증가로 P의 용해도 및 식물 가용성이 증가할 수 있다 (Certini, 2005). 한편, 산불에 의한 토양의 pH 변화 정도는 토양의 초기 pH, 유입된 재의 성분 및 양, 토양의 pH 완충 능력, 유기물 함량 등의 영향을 받는다(Agbeshie et al., 2022; Bodí et al., 2014; Litton and Santelices, 2003). 예를 들어, 염기성 토양(>pH 7.5)에서 발생한 산불은 토양의 pH 변화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Badía et al., 2014).
양이온 교환 능력(CEC)은 토양이 식물 영양소 양이온을 보유하고 공급하는 데에 필요한 토양 특성으로, 점토광물과 유기물이 토양 CEC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Agegnehu et al., 2017; Kaiser et al., 2008). 이러한 점토광물과 토양 유기물은 산불 발생 시 열에 의해 변형되거나 소실될 수 있으며, 특히 토양 유기물은 점토광물에 비해 열에 취약하여 화재로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Ulery et al., 2017; Zavala et al., 2014). 이는 결과적으로 산불 지역 토양의 CEC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재에 포함된 BC 등의 입자상 유기물질은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증가시켜 CEC가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Alexakis et al. (2021)과 Iglesias et al. (1997)은 산불 후 연소 지역의 CEC 증가를 보고하였다.
한편, 산불은 연소 과정에서 다양한 오염물질을 대기 중으로 배출하고, 건성 및 습성 침착(deposition)을 통해 오염물질을 토양으로 공급한다 (Abraham et al., 2017; Maliszewska-Kordybach, 1999). Kim et al. (2003)은 화재 한 달 후 산불 지역의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s) 농도가 산불 외 지역보다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으며, 폴리염화 디벤조-p-다이옥신 및 디벤조푸란(PCDD/Fs)은 약 2배 정도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Sojinu et al. (2011) 또한 산불 지역에서 최대 10배 정도의 PAH 증가를 보고하였다. Alexakis (2020)는 연소 지역의 토양과 재에서 망간(Mn), 납(Pb), 아연(Zn) 등 특정 중금속의 함량이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하였다. Jovanovic et al. (2011)은 산불지역의 토양에 대해 Zn과 Pb의 증가를 보고하였다. Pereira and Úbeda (2010)는 산불로 생성된 재에서 녹아 나오는 중금속 함량을 측정하였고, 알루미늄(Al)이 재로부터 가장 많이 방출되며, Zn은 비교적 적은 양으로 용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PCDD/Fs, PAHs 등의 잔류성 유기 오염물질(POPs)과 특정 중금속은 높은 독성과 환경 지속성, 생체 축적으로 환경과 인체 건강에 잠재적으로 위해를 가할 수 있다 (Eljarrat and Barceló, 2003; Silva et al., 2015).
산불 후 지표에 퇴적된 재와 다양한 오염물질은 바람과 강수의 영향으로 주변 토양과 하천, 지하수로 재분배될 수 있다 (Bodí et al., 2014). 예를 들어, 연소된 토양은 일반적으로 발수성이 강화되어 강수 발생 시 재와 오염물질의 상당 부분이 지표유출을 통해 하천으로 운반될 수 있으며, 일부는 빗물과 함께 토양층에 수직으로 침투하여 대수층으로 유입된다 (Dimitriadou et al., 2018). 일단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표면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산불이 산림 유역의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주로 지표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지하수 오염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거의 없다.
지하수 오염은 대수층의 특성에 좌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수성이 높은 대수층은 토양에 퇴적된 오염물질이 빗물과 함께 도달하기 용이하다 (López-Macias et al., 2019). 또한, 지하수면이 지표와 가까운 천부 대수층의 경우에도 침출된 오염물질이 쉽게 지하수로 유입되어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Abraham et al., 2017). 보고된 소수의 연구에 따르면, 산불이 발생한 지역의 지하수에서 대조지역의 지하수보다 높은 농도의 중금속(Fe, Cr, Mn 등)과 주요 이온(NO3-, SO42-, Na+, Mg2+ 등)이 검출되었으며, 이는 연소 지역의 토양과 지하수로 유입된 재에서 금속 및 이온이 침출되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Mansilha et al., 2019, 2020). 또한, 연소 지역의 지하수에서 대조지역의 최대 6배에 해당하는 PAH 농도가 검출되었다고 보고된 바가 있으며, 특히 환의 개수가 많은 PAH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Mansilha et al., 2014, 2019, 2020). 지하수 내 PAH 농도는 비가 온 후 증가하여 강수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ansilha et al., 2019, 2020).
방사성 핵종은 의학, 원자력 산업 등 다방면으로 활용도가 높지만,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같은 예기치 못한 사고는 다량의 방사성 핵종을 대기와 주변 환경으로 방출하여 광범위한 방사능 오염을 야기한다 (Yoschenko et al., 2018) (Fig. 3). 특히, 대표적인 방사성 핵종 중의 하나인 세슘(137Cs)은 원전 사고 초기에 다량 방출되며 긴 반감기(30.2년)를 가지는 수용성 방사성 핵종으로 물 환경에서 주로 1가 양이온 형태로 존재한다 (Fuller et al., 2015; Nakao et al., 2014; Park et al., 2019). 방출된 Cs는 침착을 통해 토양과 지하수 환경으로 유입되어 지질 매체와 상호작용하면서 수십 년 동안 환경에 존재할 수 있으며, 식물의 필수 영양소 중 하나인 K와 유사한 화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식물 흡수를 통해 먹이 사슬로 이동하여 인간에게 도달할 수 있다.
지질 매체 중 점토광물은 지중환경에서 Cs를 강하게 흡착하는 천연 흡착제로, 일반적으로 다양한 Cs 흡착 자리를 가지며 그중에서도 풍화된 가장자리 지점(frayed edge site)은 Cs에 대하여 높은 선택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de Koning and Comans, 2004; Park et al., 2019). 반면, 토양 유기물은 점토광물의 Cs 흡착을 방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Dumat et al., 1997; Koarashi et al., 2012). 예를 들어, 풀빅산(fulvic acid), 휴믹산(humic acid)과 같은 토양 유기물은 pH에 의해 용해도가 좌우되며 (Gaffney et al., 1996) 일반적인 토양 및 지하수 pH 조건에서 주로 용해된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데, 용존 형태의 유기물은 점토광물의 흡착 지점을 차단하거나 (Tameta et al., 2021) Cs와 결합하여 콜로이드 상태로 존재하면서 Cs의 흡착을 억제하고 이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Nakamaru et al., 2007).
산불 지역은 열과 재의 유입으로 토양과 지하수의 성질이 변화될 수 있으며, 이는 지질 매체와 Cs의 지화학적 반응에도 영향을 미쳐 지중환경에서 방사성 Cs의 거동이 화재 이전과는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산불로 증가된 pH는 토양 입자의 표면 음전하를 증가시켜 (Naidu et al., 1997) 토양에 Cs를 고정하고 확산을 지연시킬 수 있다. Bouzidi et al. (2010)은 토양의 pH가 증가함에 따라 토양의 Cs 흡착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pH8~10에서 최대 흡착 효율을 보이고 이후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Giannakopoulou et al. (2007)은 pH8에서 Cs에 대한 토양의 최대 흡착량을 확인하였다.
또한, 재에 포함된 BC 등의 입자상 유기물은 일반적으로 표면이 음전하를 띠며 물에 대한 용해도가 낮고 분해와 화학적 변형에 강해 (Ahmad et al., 2014; Kuzyakov et al., 2014)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토양 환경에 존재하면서 효과적으로 Cs를 흡착하고 고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amilton et al. (2016)은 BC와 모래 토양의 Cs 흡착을 비교하였고, BC의 흡착 용량이 10배 정도 큰 것을 확인하였다. Shao et al. (2021)은 BC를 첨가한 토양에서 우수한 Cs 고정력을 보였으며 식물에 대한 Cs 이용률이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BC의 높은 흡수 능력은 다공성 구조와 산소를 함유한 표면 작용기(예, -COOH, C=O, -OH 등)에 기인하며 (Jeon et al., 2017; Khandaker et al., 2018; Pipíška et al., 2020) (Fig. 4), 연소 온도는 BC의 이러한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hmad et al., 2014). 예를 들어, 연소 온도가 300℃에서 700℃로 증가하면서 표면의 OH기는 감소하며, 다공성 구조가 발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Yamagishi et al., 2019).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림토에는 다량의 BC가 존재할 수 있으며 (Schmidt et al., 1999), 이들은 토양의 Cs 흡착 용량을 증가시켜 Cs의 이동을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용존 유기물의 존재는 BC의 공극을 메워 Cs의 흡착 지점을 차단할 수 있으며 (Ahmad et al., 2014), BC는 Cs 외 다른 유기 및 무기 오염물질도 고정시킬 수 있어 (Zhang et al., 2013) 실제로는 Cs 흡착이 제한적일 수 있다. 특히, 금속 이온은 방사성 핵종과 유사한 흡착 메커니즘을 가지기 때문에 Cs 흡착의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Ahmad et al., 2014). 게다가, 재에서 침출된 양이온(K+, Ca2+, Mg2+, Na+ 등)은 Cs와 경쟁을 통해 Cs의 흡착을 방해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지중환경에서 Cs의 이동성이 일부 증가할 수 있다. Galamboš et al. (2009)에 따르면, 경쟁 이온(Ca2+, Na+)의 존재는 벤토나 이트의 Cs 흡착 효율을 감소시켰으며, Na+보다는 Ca2+가 Cs 흡착을 크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ouzidi et al. (2010)은 Ain Oussera 토양에서 Cs 흡착에 대한 양이온 (K+, Na+, Ca2+, Mg2+)의 영향을 조사하였고, K+ > Ca2+ > Mg2+ > Na+ 순서로 Cs 흡착을 방해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Cs 흡착에 대한 K의 높은 경쟁 효과는 Cs와 유사한 이온 및 수화 반경에 기인한다.
Cs과 함께 원전 사고 초기 방출량이 높은 방사성 아이오딘(예, 129I, 131I)은 반감기가 각각 1,570만년과 8일로 131I의 경우 반감기가 짧지만 고 에너지의 β선(Emax=606keV)을 방출하여 매우 유해한 핵종 중 하나이며, 129I는 최대 β선 에너지 값이 154.4keV로 비교적 덜 유해하지만 긴 반감기로 인해 환경계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Hou et al., 2009, 2013). 방출된 I는 흡입과 섭취를 통해 체내로 유입될 수 있으며, 주로 갑상선에 축적되어 다양한 갑상선 질환과 암을 유발할 수 있다 (Xu et al., 2013).
지중환경에서 I는 해당 환경의 산화환원전위와 pH 조건에 따라 아이오딘화물(I-), 아이오딘산 염(IO3-), 원소(I2) 및 유기 아이오딘 등 다양한 화학종(species)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Shetaya et al., 2012), 물 환경에 분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음이온계 핵종으로 화학종에 따라 지중환경에서 I의 이동성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중환경에서 IO3-는 I-보다 높은 흡착률과 지연을 보이며,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보고되었다 (Dai et al., 2009; Fukui et al., 1996; Li et al., 2017). 하지만, 자연토양은 점토광물 표면의 영구 음전하, 유기산 등으로 인해 표면이 음전하를 띠고 있어 음이온에 대하여 낮은 친화력을 보이며, 따라서 지중환경에서 I의 흡착이 제한적이고 이동성이 매우 높다 (Tournassat et al., 2007; Xu et al., 2003).
I는 지질 매체 요소 중 토양 유기물과 강하게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기물에서 I의 흡착은 구성 원소 중의 하나인 탄소와의 공유결합을 통해 이루어진다 (Choung et al., 2013; Schlegel et al., 2006; Xu et al., 2011). 또한, 금속 산화물 및 수산화물 (예, Fe(OH)3, Al(OH)3, MnO2)이 I 고정 및 이동성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특히 IO3-에 대하여 높은 친화력을 보인다 (Dai et al., 2009; Shetaya et al., 2012). 반면, 점토광물은 I와 반응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며 (Ashworth et al., 2003; Muramatsu et al., 1990), 일부 연구에 따르면 산성 환경에서 일라이트가 I-에 대하여 일부 높은 흡착량을 가지기도 한다 (Kaplan et al., 2000).
산불로 변화된 토양 지하수 환경에서는 I의 거동이 연소 전과는 달라질 수 있는데, pH 증가는 토양 흡착 지점에 대한 OH-와 I의 경쟁 이온 효과와 토양 입자 표면의 음전하 증가를 유발하여 I의 흡착이 감소하고 이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 (Ashworth et al., 2003). 또한, 연소 과정에서 I를 고정할 수 있는 토양 유기물의 손실이 발생하여 I의 거동이 강화될 수 있다.
반면, 산불로 생성된 BC의 토양 유입은 지중환경에서 I의 고정력을 높이고 거동을 제한할 수 있다. Zhang et al. (2018)에 따르면, I- 및 IO3-에 대한 BC의 흡착 용량이 각각 약 2,600L kg-1과 219L kg-1로 토양보다 두 화학종에 대해 더 높은 친화력을 보였으며, 흡착 용량은 pH, 이온 강도와 같은 토양 특성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Choung et al. (2013)은 BC에 대한 I의 상호작용이 BC의 미세 기공 구조를 포함하는 표면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IO3-은 휴믹산에 의한 흡수율은 I-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BC에서는 더 낮은 흡수율을 보였는데, 이는 IO3-의 더 큰 분자 크기가 기인한다고 보고하였다. 결과적으로, 산불 지역의 지중환경에서 I-가 IO3- 보다 이동성이 감소 할 수 있다.
저농도(Cw≈10-7M) 조건에서 물질별 I와 Cs의 흡착분배계수(Kd)를 Fig. 5에 나타내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산불 발생 패턴을 변화시켜 중⸱대형 산불의 빈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산불의 발생은 지하수 토양 환경의 다양한 특성 변화와 오염을 야기하며, 이는 방사성 오염물질의 분포 및 거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간 정도의 강도로 발생된 산불은 비교적 낮은 연소 효율로 유기물의 불완전 연소가 증가하여 BC 등 입자성 유기물질의 생산량이 증가할 수 있으며, 화재 후 지하수 토양 환경으로의 BC 공급은 총 유기탄소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화재로 생성된 재와 BC의 유입은 지중환경의 pH, 주요 양이온(예, K+, Mg2+ 등) 및 CEC 상승을 야기한다. 이러한 변화는 토양 표면의 음전하를 증가시키고 BC로 인해 흡착 지점이 증가하여 경쟁이온 효과에도 불구하고 Cs, 코발트(Co), 스트론튬(Sr) 등과 같은 양이온성 핵종의 고정화를 강화하고 거동을 억제할 수 있다. pH의 증가는 토양에 대한 음이온성 물질의 친화도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BC 등의 입자성 유기물의 유입은 이를 보완하여 I의 이동성이 화재 전보다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강한 고강도의 산불이 발생할 경우, 고열로 인해 대부분의 토양 유기물이 소실되고 점토광물이 변형될 수 있으며 완전 연소가 일어나 입자성 유기물의 생성이 감소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중환경 내 방사성 핵종의 흡착 지점 감소로 이어져 다양한 방사성 오염물질의 이동성이 강화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강도의 산불은 발생 온도가 높지 않고 휘발로 인한 주요 이온의 손실이 적으며 입자성 유기물질의 생성 또한 많지 않아 기존의 산림 환경과 특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하수 토양 환경 내 방사성 오염물질의 분포 및 거동 또한 화재 이전과 유사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산불의 강도에 따라서도 토양 환경 특성 및 오염물질의 거동 특성이 달라지므로, 최근 변화하는 산불 패턴, 규모 및 강도와 그로 인한 영향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산불발생에 의한 환경 변화와 오염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는 연소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변 지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지하수 환경에 대해서는 관련 연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한국의 경우 원자력 발전소는 주변이 바다와 산림 지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동해안 지역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토양 및 수자원 관리와 예기치 않은 원자력 사고에 대비하기 위하여 산불 지역의 환경 변화 및 오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본 논문은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No. 2019R1A2C1004891), 2023년도 정부재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성과학기술인 R&D 경력복귀 지원사업)으로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WISET 제 2023-308호).
Jeonghwan Hwang, Jung-Woo Kim, Weon Shik Han, Won Woo Yoon, Jiyong Lee, Seonggyu Choi
Econ. Environ. Geol. 2023; 56(5): 515-532Byeongdae Lee, Byung Uk Cho, Moon Su Kim and Jae Hong Hwang
Econ. Environ. Geol. 2018; 51(6): 553-566Jinkyun Lee, Taehyoung Kim and Minhee Lee
Econ. Environ. Geol. 2018; 51(6): 53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