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 Environ. Geol. 2022; 55(2): 137-148
Published online April 30, 2022
https://doi.org/10.9719/EEG.2022.55.2.137
© THE KOREAN SOCIETY OF ECONOMIC AND ENVIRONMENTAL GEOLOGY
Correspondence to : *Corresponding author : hanmin@kiga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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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is study, ship movement simulation was performed based on a marine physics model for the ancient port presumed under the past environmental conditions in the coastal area of Hwaseong, which played an important role as a center of trade in the Three Kingdoms and Unified Silla periods. The paleo topographical surface was reconstructed through the analysis of borehole sediments, and the paleo coastline was extracted through the geomorphological maps published during before independence. Based on the established paleo environmental conditions of the Hwaseong coast, the marine physics model (FVCOM) was used to simulate the flow of surface currents and the route of floating materials assumed to be ancient ships. As a result, the processes of moving ships from the port to the open sea in the Eunsupo area, which is estimated location of the ancient port related to Dangseong, was well simulated, and thus the reliability of the location of the ancient port estimated by the scientific method was secured. This study is significant as a result of convergence research that encompasses archeology, history, geomorpology, geology, and oceanography.
Keywords Dangseong, Masanpo, FVCOM, ancient port, archeological geology
이승태1 · 한민2,* · 양동윤2 · 조양기1 · 박찬혁3 · 유재형4
1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2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4기환경연구센터
3충남대학교 우주·지질학과
4충남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본 연구는 화성 연안 지역을 대상으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환경 조건에서의 해양물리모델 기반의 선박 이동을 모의하여 고대포구 추정지의 자연과학적 해석을 통한 증거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연구지역의 시추공 퇴적물 분석을 통한 고지형면 복원 및 과거 지형도 기반 해안선 자료를 구축하였고, 과거 환경 조건을 기반으로 하여 FVCOM 해양물리모델을 통한 표층 조류 흐름 및 고대 선박으로 가정한 부유물질 이동 경로에 대한 모의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로, 고대포구 위치로 추정되는 은수포 일대에서 포구에서부터 외해로 선박이 이동하는 경로의 모의가 잘 이루어졌으며, 자연과학적인 방법으로 고대포구 입지 추정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주요어 당성, 마산포, FVCOM, 고대포구, 고고지질
Paleo coastal environment of the Hwaseong City was restored through geological scientific methods.
Paleo coastal tidal currents were simulated using a marine physics model.
The archaeological evidence was presented through the geological research results.
과거 지형 및 환경에 대한 복원은 기후변화의 신뢰도 높은 예측을 위한 검증 자료로서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 영역에서도 그 의미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역사학 및 고고학에서 추정하는 과거의 이벤트들에 자연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더욱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고지형 및 고환경 연구에 특화된 지질학 및 지형학계 중 제4기학 연구자들을 통하여 “고고지질” 및 “고고지형”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질학 및 지형학 기반의 자연과학 방법론을 활용하여 고고학 및 역사학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Yang et al., 2006; Yi et al., 2006; Park and Jang, 2009; Yang et al., 2009; Park and Oh, 2010; Park and Park, 2011; Park and Lee, 2013; Han et al., 2017). 즉, 자연과학의 연구성과를 통하여 고고학 및 역사학에서의 유적 발굴이나 사료 해석에 중요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학제간 다양한 학문적인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편, 자연과학적 방법론 중에서 수치모델링은 자연 현상을 모사하여 보여줌으로써 실제 현상의 발생 가능성 및 과정을 추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현재 수치모델링은 복잡한 자연계의 현상을 정확하게 구현하거나 그 원리를 모두 이해하거나 포괄하는 데에 한계점도 있지만, 상당 수준 자연 현상을 유사하게 모사하고 있으며 그 정밀성 역시 점차 나아지고 있다. 특히 해양의 조류, 파랑 등의 물리모델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그 역학이 단순하여 그 정밀도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Baker and Bos, 2003; Lyard et al., 2006; 2021; Oreiro et al., 2014; Thiébot et al., 2020). 즉, 해양물리모델을 통해서 현재 조류의 움직임을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다면, 지형 조건을 다르게 하였을 경우에 과거의 조류 움직임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석은 태양과 달의 기조력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해안선이나 수심의 변화가 있더라도 기조력은 일정하다. 따라서 이를 이용해 해안선의 변화 혹은 수심의 변화에 따라 조류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많은 수치 연구 실험이 있었다. Song et al.(2013)은 중국의 장쑤(Jiangsu) 해안의 조간대가 간척이 되었을 때, 그 지역뿐만 아니라 한국 서해의 조류와 조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를 한 바 있다. Manda and Matsuoka(2006)는 일본 서쪽에 위치한 Ariake Sound에서의 간척이 조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시간에 따라 해안선이나 수심이 달라졌을 때, 수치모델을 사용하여 동일한 기조력 하에서 조류 움직임을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 무역의 중심지였으며 역사시대 동안 연안 포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화성 연안 지역을 대상으로, 복원된 과거 연안 환경 조건에서의 해양물리모델을 구현하였다. 이를 통해서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추정한 화성 연안 지역의 고대 포구 추정지의 선박 이동 가능성을 모의 및 검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행정구역상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송산면 연안 지역 및 제부도를 포함한 도서 지역, 안산시 단원구의 대부도 및 주변 도서 지역을 대상으로 하였다(Fig. 1). 이 지역의 지질은 배후 산지는 전체적으로 선캠브리아기 편마암류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형은 완만한 구릉을 이루고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화성시 연안은 한반도 중부 서해안에 위치하고 특히 조차가 큰 경기만 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조차가 매우 큰 대조차 환경에 놓여있다. 측정된 현재의 조석 정보는 해안선에 해당하는 약최고고조위가 455.9cm, 대조승 고도가 422cm, 소조승 고도가 311cm, 평균해수면이 0.2cm이다(Korea Hydrographic and Oceanographic Agency, 2012). 또한, 연안 지역 주변으로 다수의 섬이 위치하고 있어 섬과 육지 사이로 갯벌의 발달이 탁월한 환경이다(Han et al., 2017). 1919년 발간된 광복이전지형도에서도 화성 연안 지역은 갯벌이 넓게 발달되어 있으며, 육지와 가까운 쪽에서는 일부 개간되어 논농사나 염전이 이루어지고 있음이 확인되었다(Han et al., 2017).
화성 연안 지역은 무역과 군사 등의 주요 포구로서 역사 및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Fig. 1의 노란 글씨로 된 지명과 같이 조선시대 말 흥선대원군이 청나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배를 탔던 곳인 마산포가 송산면 고포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선시대 경기도 수군의 기지였던 화량진이 송산면 지화리의 성곽 유적으로 남아있다. 또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당나라를 비롯한 국제 무역의 중심지였던 당성 성곽 유적과 그 배후포구로 추정되는 은수포 역시 화성 연안에 발달하고 있다(Chung, 2016; Han et al., 2017). 즉, 화성 연안 지역은 삼국시대에서부터 최근의 간척 등의 인위적인 연안 지형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포구 및 항구의 역할을 하였던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요 고대 포구지역으로 추정되는 화성시 송산면 고포리 및 서신면 전곡리를 중심으로 시추공 퇴적물을 다수 확보하였다(Fig. 1의 적색 점이 포함된 노란 원 표시).
하지만 현재 이러한 포구들은 방조제 건설 및 개간 등으로 인하여 바다와 단절되어 있다. 즉, 화성 연안 지역은 북쪽으로 안산시를 흐르며 서해로 유출되는 반월천의 하구가 시화방조제로 막혀있으며, 남쪽으로는 화성시를 흐르는 남양천 역시 화성호가 방조제 건설 이후 형성되었다. 이외에도 대부도와 화성시 연안을 경계로 흐르는 마산수로의 남쪽에 탄도방조제가 위치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연안 지역의 개발이 상당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화성시 통계연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대규모 방조제 건설 및 간척 사업이 이루어지기 전인 1969년과 간척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 된 후인 2014년의 해안선의 변화는 1969년 대비 2014년도에 육지부는 27.2%, 도서부는 61.5%로 줄어들어 매우 급격한 변화를 겪었음을 알 수 있다(Hwaseongsi, 2016). 따라서 화성 연안 지역의 고고 및 역사학 연구를 위해서는 과거의 지형과 당시의 해류 흐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포구 위치 및 선박의 이동 과정을 추정하기 위한 해류의 흐름을 모의하기 위해서는 과거 지형면의 복원이 필수적이다. 과거 지형면 복원을 위하여 화성시 연안 지역에서 다수의 시추를 수행하였다. 과거 포구로 추정되는 지역 주변 및 육지로 연결되는 갯골 발달 지역, 과거의 육지와 바다의 경계를 중심으로 시추 장비를 이용한 NX 구경의 시추를 총 32공 진행하였다(Fig. 1), 또한, 시추 장비가 접근할 수 없는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핸드오거를 이용하여 1cm 구경의 시추를 총 29공 진행하였다. 각 시추공에 대한 위치, 퇴적상, 연대측정 결과 등 자세한 사항은 Hwaseongsi(2019)에 제시되어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지형면 복원의 절차를 제시하였다.
먼저 현재 지형면과 해안선 정보를 확보하기 위하여 2017년 기준으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1:25,000 축척의 수치지형도에서 등고선 및 해안선 레이어를 추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화성 연안 지역 외곽 및 시추를 수행하지 않은 지점에 대한 지형면 및 해안선 정보를 획득하였다. 시추가 이루어진 화성 연안 지역에 대해서는 시추를 통해 확보한 퇴적층을 대상으로 한 입도, 지화학 분석 및 연대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통일신라시대의 퇴적층 상부 출현 심도를 결정하였다. 이를 통해 전체 시추공에서 총 49개 시추공에서 통일신라시대의 퇴적층을 확인하였고,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과거 지형면을 SKUAGOCAD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지형면을 복원하였다. 기존의 수치지형도에서 획득한 고도정보와 함께 시추를 통해 분석된 자료를 혼합하여 소프트웨어에서 제공하는 DSI(discrete smooth interpolation) 방법을 활용하여 3차원 지형면을 복원하였다. 이는 제한된 공간 자료에서 면의 형태로 입력된 자료 간 영향을 최소화하여 그 값에 가장 근접한 면을 구현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Mallet, 1989).
자연과학적인 연구방법을 이용한 과거 지형면 복원 결과를 바탕으로, 고대포구로 추정되는 지점들의 위치로 당시 해양 환경에서 선박 이동이 가능하였는지를 모델로 구현 확인 및 검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고대포구 간 선박의 이동경로에 대해 해수면 변동, 지형, 간조와 만조 등 다양한 조석 조건을 고려하여 모델링을 수행하였다. 주요 연구방법으로는 우선 해양물리학 기반으로 화성 연안, 당성 주변 해역에 대하여 고대포구 간 선박의 이동경로를 모델링하고자 하였으며, 기존 해양물리 모델링과는 달리 과거 해수면 변화를 고려한 간조와 만조등 조석변화에 따른 조류와 수심 변화를 모델링에 반영하고자 하였다.
활용된 해양물리모델은 FVCOM(Finite Volume Community Ocean Model)이다. FVCOM은 유한 요소 법(Finite Element Method)을 사용하며 복잡한 해안선을 가진 해역이나 조간대와 같은 수심이 얕은 곳에서 효과적이다(Chen et al., 2003). FVCOM의 가변 삼각격자체계는 서해안과 같은 복잡한 해안선에서 섬이나 후미와 같은 여러 지형을 잘 모의하는데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FVCOM은 조간대에서 조위에 따른 대기 노출 혹은 침수 처리가 각 격자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서해 연안의 고대 포구의 모델링을 하는데 적합하다.
연구의 범위로는 당성 인근 해역의 현재 해양환경 모의 및 검증을 통해 모델에 대한 1차 확인을 진행하였고, 검증 이후 과거 자료를 입력하여 모델링을 진행하였다. 고대 항로에 대해 밀물과 썰물시의 조류의 흐름에 대해 모의를 진행하였고, 더불어 고대 항로의 만조와 간조시 수심 변화에 대해서도 모의하였다. 여기에 고대 선박의 항해 조건을 반영하여 조석에 따른 고대 항로 분석 도면을 제시하였다.
화성 연안 지역의 시추공 퇴적물의 퇴적상, 입도분포 특성, 그리고 연대측정 결과를 활용하여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지형면을 복원하였다. 우선 마산포 일대의 경우에는 시추 결과 퇴적층의 두께가 평균 1.6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얇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 일대에 대해서는 고 지형면의 복원이 큰 의미를 가지기 힘들며, 추후 모델링 적용을 위한 고 지형면을 단순화하여 현재 지형면 고도에 시추공 자료에서 확인한 평균 퇴적층 두께의 절반 값을 반영하여 80cm를 낮추는 정도로 정리하였다.
다음으로, 당성 및 관련 포구로 추정되는 은수포 일대는 다수의 시추공 퇴적물과 상대적으로 깊은 퇴적층 심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고 지형면 복원이 이루어졌다. 당성 일대를 중심으로 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 고 지형면 복원 결과는 Fig. 2와 같다. 당성 일대에는 서해 외해에서 현재 탄도방조제를 거쳐 이어지는 마산수로 및 분기되는 갯골들이 뚜렷하게 관찰된다. 이러한 갯골은 현재에도 관개수로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집중화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당성 및 은수포가 포함되어 있는 내만에 발달한 갯골의 경우에는 입구부의 기반암 산지 사이에서부터 안쪽까지의 갯골 집중이 더욱 명확하게 관찰된다. 그리고 특징적인 부분은 은수포 일대를 넘어서는 갯골의 상류부로는 갯골의 발달이 미약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에 고 지형의 기복이 은수포 일대보다 더욱 내륙으로 이동하기에는 어려운 조건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은수포 일대 보다 더 상류로 가게 되면 고 지형면의 해발고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선박 접근이 어려워질 것이며, 따라서 당성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은수포 내부로 선박이 이동하는 것이 유리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복원된 고 지형면을 대상으로 실제 침수 범위를 추정해보았다. 현재의 화성 연안 지역의 해수면 정보를 우선 반영하여 평균해수면(0m), 소조승(3.11m), 대조승(4.22m), 약최고고조위(4.56m)에 따라 해수의 침수 범위를 확인하였다(Fig. 3). 기존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추정 해수면 수준이 현재보다 약 20cm 정도 높은 것으로 추정되며(Yang et al., 2019), 따라서 복원된 침수 범위에서 미세하게 침수 범위가 늘어날 것이다. 실제 조석에 따라 해수의 흐름이 더욱 복잡하겠지만 단순하게 조석의 수준으로 비교를 해보았을 때, 소조승 정도에도 당성과 관련된 고대포구 추정지인 은수포 주유소 부근까지 충분히 바닷물에 잠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이상의 조석 조건에서는 당연히 더욱 수심이 깊어져 안정적으로 선박이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본 연구에 활용한 모델 FVCOM(Finite Volume Community Ocean Model)을 사용하여 모델의 영역을 광역으로는 황해 및 동중국해에서부터, 상세역으로는 화성 연안 지역을 포함하도록 준비하였다. 이와 같이 모델 영역을 적용하는 이유는 연구 해역과 개방경계와의 거리를 멀리 떨어뜨림으로써 개방경계에서의 과도한 영향을 줄이기 위함이며, 동중국해의 경우 연안에 비해 수심이 깊어 과거에 비해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아 경계장으로 설정하여 기조력을 넣어주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황해 전체를 포함하는 광역 범위에 대해 모두 결과를 도출하기에는 모의의 계산 및 시간이 너무 과하게 요구되기 때문에, 화성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격자 간격을 좁혀서 모델 격자를 구성하였으며, 경계장으로 갈수록 격자 간격이 넓어지도록 구성하여 상세역에 대해서만 결과를 도출하는 것으로 모델을 구성하였다.
다음으로 해안선 자료는 우선 현재 해안선의 경우에는현재 지형도 및 위성영상을 이용하여 추출하였으며, 상세한 해안선 자료를 디지타이징을 통하여 추출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이와 같이 획득된 해안선 자료를 모델에 격자로 구현하였다. 또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를 기준으로 한 당성 일대 조류 특성을 확인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그 당시의 해안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시기가 오래된 고지도의 경우는 측량 체계가 잡혀있지 않으며 왜곡이 크기 때문에 활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화성 연안 지역에서 현재의 좌표계와 가장 차이가 적고 최근의 간척 등 인위적인 변화가 적은 시기의 지도로 1919년 광복이전 지형도를 활용하여 해안선을 추출하였다. 화성 연안 지역에서의 과거와 현재 해안선의 차이는 방조제의 유무가 가장 중요하다. 즉, 시화 및 탄도방조제 등의 인공시설물은 해안선을 단조롭게 할뿐만 아니라 조석 및 조류 조건을 상당히 크게, 그리고 바다쪽으로 멀리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거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조석 및 조류 조건을 구현하는데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광복이전 지형도의 경우에는 방조제와 같은 대형 인공시설물이 없으며 바닷물이 마산수로를 통해 남북으로 왕복하는 통일신라시대에 비해 큰 변화는 없었을 것이기에 이를 활용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렇게 확보된 과거 해안선 자료 역시 현재 해안선과 마찬가지로 모델에 격자로 구현하는 과정을 거쳤다.
모델에 입력하는 기초 자료로 수심 자료는 황해 및 동중국해를 비롯한 모델에 적용되는 전체 범위에 대해 GEBCO(General Bathymetric Chart of the Oceans)에서 제공하는 격자별 수심 자료를 입력하였고, 여기에 본 연구의 상세 모의 지역인 화성 연안에 대해서는 당성(은수포)일대에 대해서는 앞서 제시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고지형면에서 추출된 고도를 수심으로 환산하여 입력하였다(Fig. 4). 또한, 앞서 고 지형면 복원 결과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마산포 일대는 퇴적층의 두께가 얇기 때문에, 시추공 자료에서 확인한 평균 퇴적층 두께의 절반 값을 반영하여 80cm 정도를 낮추는 보정을 통하여 모델에 입력하였다(Fig. 4). 즉, 기반암 및 퇴적층의 두께를 기반으로 GEBCO 자료에서 수심이 50cm 보다 얕은 지역에 대해 수심을 1.3m 깊게 설정하였다. 그리고 GEBCO의 현재 수심 자료와 본 연구를 통해 입력하는 과거 수심자료 간 경계 지역은 급격히 수심이 변하기 때문에, 모델링 과정에서 불안정할 가능성이 있어 경계에서 평탄화 과정을 수행하였다. 모델의 기초 입력 자료의 마지막으로, 모델에 사용된 외력으로 조석의 경우에는 8개 주요 분조(S2, M2, N2, K2, K1, P1, O1, Q1)를 반영하였다. 초기 조건으로 수온 및 염분에 대해서는 수온은 20°C, 염분은 34‰로 고정하였다.
모델의 선박 이동 실험은 외해로부터 각각 당성(은수포)과 마산포로의 선박 접근 경로를 모의하기 위하여 선박을 가정한 부유물을 만조시기와 저조시기에 각각 놓고 이동되는 경로를 살펴보았다. 모델에 입력된 마산포와 당성 관련 포구(은수포)의 위치는 Fig. 1과 같다. 또한, 더욱 실제에 가까운 선박 이동을 모의하기 위하여 단순히 조류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실험과 더불어 그 당시 선박 및 항해 기술을 고려하여 출항과 입항 시 노를 저어 자력으로 움직이는 선박의 추가 속도를 반영한 실험을 추가로 수행하였다(Table 1). 그리고 해수면 수준은 통일신라 및 고려시대의 중세온난기를 반영하여 현재보다 20cm 높은 것으로 가정하여 모델을 수행하였다(Yang et al., 2019). 선박 추가 속도의 경우 외해에서는 최대 1m/s, 지형 구조가 복잡한 만에서는 최소 0.1m/s의 유속을 경로에 맞게 설정하였다.
Table 1 . Modeling experiment overview
Cast | Route | Ship extra speed |
---|---|---|
D(Dangseong)-case1 | Departure | X |
D(Dangseong)-case2 | Arrival | X |
D(Dangseong)-case3 | Departure | O |
D(Dangseong)-case4 | Arrival | O |
M(Masanpo)-case1 | Departure | X |
M(Masanpo)-case2 | Arrival | X |
M(Masanpo)-case3 | Departure | O |
M(Masanpo)-case4 | Arrival | O |
구축된 모델이 실제 화성 연안 해역에서의 조석 현상을 잘 모의하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제공하는 안흥 및 군산의 실제 조위 관측 자료와 비교하였다(Fig. 5a). 황해 전체적인 조석 현상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여 화성 연안과 같은 한반도 서해안에 있는 안흥과 군산을 비교 지점으로 선정하였다. 검토 결과 안흥 및 군산에서의 조위 관측 결과가 바람의 영향 등으로 인해 모델보다 실제 관측 조차가 약간 크게 나타나지만, 전체적으로 시간에 따른 고조와 저조의 반복 주기가 일정하고 동일하게 나타나며 조위의 크기에 비해 오차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모델의 조석 현상 모의는 적절하게 구현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다음으로 현재 기준의 해안선 및 수심 자료를 바탕으로 한 화성 연안 지역의 조류 흐름 모델링 수행 결과 역시 검토하였다. 모델링 수행 결과로, 밀물 때 물이 들어오고 썰물 때 물이 빠져나가는 것이 잘 모의되었다(Fig. 5b). 모델 결과 도출 지역인 화성 연안을 대상으로 하였을 때 이와 같이 조석 현상과 조류의 흐름이 잘 모의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고 지형면과 고 해수면 등 과거 환경을 반영하여 모의를 진행하였을 때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함이다.
고대포구의 선박 이동에 대한 모델링을 위하여 고 지형면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수심 자료, 과거 추정 해수면 자료를 바탕으로 한 화성 연안 지역에 대한 모의를 진행하였다.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조위 정보는 없기 때문에 과거의 조석 환경 모의 결과와 실제 관측 자료의 비교를 통한 검증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석 환경은 천체 운동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홀로세 해수면 상승 이후 해수면 수준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모델의 개방경계에서 과거의 조석환경, 즉, 진폭과 위상이 현재와 같다고 가정하였으며, 이에 따른 당성과 마산포의 조석에 따른 해수면 수준은 Fig. 6a와 같이 모의되었다. 즉,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조석은 약 4~8m 사이의 대조와 소조에 따른 수위 변화가 있었을 것이며, 이에 반응하여 해수면 수준과 조류의 유속도 변화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Fig. 6b는 고 지형면, 해수면, 해안선의 환경 조건에서 모의된 화성 연안 지역의 밀물과 썰물 시기의 표층에서 나타나는 조류 방향과 세기의 모의 결과이다. 이는 Fig. 5b의 현재와 달리 해안선이 복잡하게 변화하였음에도 조류의 흐름이 잘 나타나며, 현재와 달리 더욱 복잡한 조류 흐름도 관찰할 수 있다. 여기서 표층 조류를 중심으로 살펴본 이유는 선박의 이동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다음에서 이러한 과거 환경 모의를 통하여 조류를 이용하여 선박이 어떻게 고대포구로 접근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고대포구 추정지의 고대 선박 이동 경로 모델링 결과의 첫 번째로, 당성(은수포) 일대의 각 실험별 고조에서 저조 및 저조에서 고조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선박의 이동 경로를 모의하였다(Fig. 7). 검정색 점은 모의된 선박의 위치를 나타내고 빨간색 선은 경로를 나타낸다. 무역선이나 관선과 같은 대형 고대 선박이 짐을 가득 실었을 경우에 운행할 수 있는 최저 수심을 2.5m로 가정하였으며, 선박 이동 경로의 수심이 2.5m 보다 깊기 때문에 충분히 선박 운행이 가능한 환경으로 모의되었다. 당성으로 접근하는 선박의 경우에는 내만의 입구 부분에 기반암 산지가 가까이 위치하고 있으며 지형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인력으로 노를 저어 이동하는 것을 가정하는 선박의 추가 속력을 0.1m/s로 낮게 설정하였다. 모델에서 모의한 결과는 4가지 경우에서 모두 당성의 포구 추정지인 은수포에서 화량진 근처를 거쳐 마산수로로 나와 남쪽 방향으로 황해의 외해로 선박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모의되었다. 즉, 당성 일대의 경우 항로의 주 경로는 당성에서 내만으로, 그리고 마산수로를 거쳐 남쪽으로 빠져나간 후 외해로 향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해양 물리모델 결과를 통하여 당성 및 은수포의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무역항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검증을 완료하였다. 즉, 기존에 자연과학적인 방법으로 당성 관련 고대포구로 은수포를 추정하였으며(Han et al., 2017), 본 연구를 통하여 과거 해수면, 지형 조건 등을 고려하였을 때에 해양물리모델을 통해서도 정확히 모의되었기 때문에 더욱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마산포의 경우도 당성 일대와 마찬가지로 고대포구 추정지의 고대 선박 이동 경로 모델링을 수행하였다. 마산포의 각 실험별 고조에서 저조 및 저조에서 고조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선박의 이동 경로를 모의하였다(Fig. 8). 마산포의 경우는 당성 일대에 비해 지형이 상대적으로 덜 복잡하여 선박의 추가 속력을 0.3m/s로 설정하였으며, 마산수로를 통해 외해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는 수심도 깊고 지형이 단순하여 선박의 추가 속력을 비교적 빠른 1m/s로 설정하였다. 당성 일대와 비교해보았을 때, 마산포 일대에서는 만을 빠져나가는 해역이 비교적 단순하고 마산수로가 관통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만조를 지나 저조로 가면서 외해로 더 빠르게 흘러가는 모습이 보이고 선속을 추가했을 땐 좀 더 빠르게 외해로 나가거나 마산포로 모의된 선박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마산포는 북쪽으로도 황해와 연결되었기 때문에 북쪽으로 배가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어 같은 실험을 수행하였는데, 해당 모델링 결과에서 흥미로운 점이 관찰되었다. 마산포에서 북쪽으로 선박을 이동시킬 경우에는 물때를 맞추어 나가더라도 북쪽에서 유입되는 밀물에 의해 선박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연안 쪽으로 밀려오게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실제 마산포의 북쪽 방향으로는 밀물이 밀려들며 강한 와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모의되었으며,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 당시의 선박 및 항해 기술로는 북쪽으로의 항로 설정이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산포 일대의 모델링 결과를 정리하면 과거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에 마산포 역시 당성 일대와 마찬가지로 외해로부터 선박이 접근하는데 무리가 없는 조건이었으나, 조류의 흐름에 의해 항로는 남쪽으로 제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 선박 및 항해기술의 발전으로 조선시대 말 흥선대원군이 청나라로 압송될 당시와 같이 북쪽 항로를 활용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 연안의 고대포구 추정지를 중심으로 고 지형면, 해수면, 해안선으로 복원한 고대 선박의 입항과 출항 시 이동 경로를 종합하여 모식화 하였다(Fig. 9). 당성 일대(은수포)와 마산포 부근에서 현재 상황을 모의하여 국립해양조사원의 관측 자료와 비교 및 검증하여 신뢰성을 확보하였으며, 과거 해안선과 고 지형면으로 변환한 수심 자료를 이용하여 고대 선박의 이동을 표층 조류의 흐름과 추가 속력을 고려하여 항로를 추정하였다. 다양한 조건을 반영한 실험에서 모두 고대 선박이 마산포와 당성의 남쪽 방향으로 황해로 빠져나갔으며, 선박의 추가 속력을 고려한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외해로 빠져나갔다. 이러한 모델링의 결과를 통해서 당성의 고대포구로 추정한 은수포의 자연과학적 해석에 더욱 신뢰성을 부여할 수 있다. 또한, 고고학 연구에 지형학, 지질학뿐만 아니라 해양학까지 포함하는 간학문적인 융합 연구 성과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에 무역의 중심지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화성 연안 지역에 대하여 과거 환경 조건에서의 고대포구 추정지에 대한 해양물리모델 기반의 선박 이동 모의를 수행하였다. 화성 연안 일대에서 확보한 시추공 퇴적물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고 지형면을 복원하였으며, 과거지형도를 통하여 해안선을 추출하였다. 구축된 과거 화성 연안 지역의 환경 조건을 기반으로 하여 FVCOM 해양물리모델을 이용하여 표층 조류 흐름 및 고대 선박으로 가정한 부유물질 이동 경로에 대한 모의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당성과 관련된 고대포구 위치로 추정되는 은수포 일대에서의 선박 이동이 포구에서부터 외해로 이동하는 과정의 모의가 잘 이루어졌으며, 따라서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추정하였던 고대포구 입지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고학, 역사학, 지형학, 지질학, 해양학을 아우르는 융합 연구 성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본 연구는 화성시청의 지원을 받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수행한 “당성 관련 고대포구 위치 추정을 위한 자연과학적 분석 용역(17-5826)”,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기초사업으로 수행한 “국토 지질조사 및 지질도·지질주제도 발간(22-3111-3)” 및 2018년도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과거 2000년 동안의 기후변화와 해수면 변동 특성(NRF-2018R1A5A7025409, NP2018-026)”으로 수행된 연구입니다.
Econ. Environ. Geol. 2022; 55(2): 137-148
Published online April 30, 2022 https://doi.org/10.9719/EEG.2022.55.2.137
Copyright © THE KOREAN SOCIETY OF ECONOMIC AND ENVIRONMENTAL GEOLOGY.
Seungtae Lee1, Min Han2,*, Dong-Yoon Yang2, Yang-Ki Cho1, Chanhyeok Park3, Jaehyung Yu4
1School of Earth and Environmental Sciences,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Korea
2Quaternary Environment Research Center, Korea Institute of Geoscience and Mineral Resources, Daejeon 34132, Korea
3Department of Astronomy, Space Science and Geology,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Daejeon 34134, Korea
4Department of Geological Sciences,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Daejeon 34134, Korea
Correspondence to:*Corresponding author : hanmin@kigam.re.kr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In this study, ship movement simulation was performed based on a marine physics model for the ancient port presumed under the past environmental conditions in the coastal area of Hwaseong, which played an important role as a center of trade in the Three Kingdoms and Unified Silla periods. The paleo topographical surface was reconstructed through the analysis of borehole sediments, and the paleo coastline was extracted through the geomorphological maps published during before independence. Based on the established paleo environmental conditions of the Hwaseong coast, the marine physics model (FVCOM) was used to simulate the flow of surface currents and the route of floating materials assumed to be ancient ships. As a result, the processes of moving ships from the port to the open sea in the Eunsupo area, which is estimated location of the ancient port related to Dangseong, was well simulated, and thus the reliability of the location of the ancient port estimated by the scientific method was secured. This study is significant as a result of convergence research that encompasses archeology, history, geomorpology, geology, and oceanography.
Keywords Dangseong, Masanpo, FVCOM, ancient port, archeological geology
이승태1 · 한민2,* · 양동윤2 · 조양기1 · 박찬혁3 · 유재형4
1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2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4기환경연구센터
3충남대학교 우주·지질학과
4충남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본 연구는 화성 연안 지역을 대상으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환경 조건에서의 해양물리모델 기반의 선박 이동을 모의하여 고대포구 추정지의 자연과학적 해석을 통한 증거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연구지역의 시추공 퇴적물 분석을 통한 고지형면 복원 및 과거 지형도 기반 해안선 자료를 구축하였고, 과거 환경 조건을 기반으로 하여 FVCOM 해양물리모델을 통한 표층 조류 흐름 및 고대 선박으로 가정한 부유물질 이동 경로에 대한 모의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로, 고대포구 위치로 추정되는 은수포 일대에서 포구에서부터 외해로 선박이 이동하는 경로의 모의가 잘 이루어졌으며, 자연과학적인 방법으로 고대포구 입지 추정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주요어 당성, 마산포, FVCOM, 고대포구, 고고지질
Paleo coastal environment of the Hwaseong City was restored through geological scientific methods.
Paleo coastal tidal currents were simulated using a marine physics model.
The archaeological evidence was presented through the geological research results.
과거 지형 및 환경에 대한 복원은 기후변화의 신뢰도 높은 예측을 위한 검증 자료로서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 영역에서도 그 의미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역사학 및 고고학에서 추정하는 과거의 이벤트들에 자연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더욱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고지형 및 고환경 연구에 특화된 지질학 및 지형학계 중 제4기학 연구자들을 통하여 “고고지질” 및 “고고지형”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질학 및 지형학 기반의 자연과학 방법론을 활용하여 고고학 및 역사학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Yang et al., 2006; Yi et al., 2006; Park and Jang, 2009; Yang et al., 2009; Park and Oh, 2010; Park and Park, 2011; Park and Lee, 2013; Han et al., 2017). 즉, 자연과학의 연구성과를 통하여 고고학 및 역사학에서의 유적 발굴이나 사료 해석에 중요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학제간 다양한 학문적인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편, 자연과학적 방법론 중에서 수치모델링은 자연 현상을 모사하여 보여줌으로써 실제 현상의 발생 가능성 및 과정을 추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현재 수치모델링은 복잡한 자연계의 현상을 정확하게 구현하거나 그 원리를 모두 이해하거나 포괄하는 데에 한계점도 있지만, 상당 수준 자연 현상을 유사하게 모사하고 있으며 그 정밀성 역시 점차 나아지고 있다. 특히 해양의 조류, 파랑 등의 물리모델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그 역학이 단순하여 그 정밀도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Baker and Bos, 2003; Lyard et al., 2006; 2021; Oreiro et al., 2014; Thiébot et al., 2020). 즉, 해양물리모델을 통해서 현재 조류의 움직임을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다면, 지형 조건을 다르게 하였을 경우에 과거의 조류 움직임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석은 태양과 달의 기조력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해안선이나 수심의 변화가 있더라도 기조력은 일정하다. 따라서 이를 이용해 해안선의 변화 혹은 수심의 변화에 따라 조류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많은 수치 연구 실험이 있었다. Song et al.(2013)은 중국의 장쑤(Jiangsu) 해안의 조간대가 간척이 되었을 때, 그 지역뿐만 아니라 한국 서해의 조류와 조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를 한 바 있다. Manda and Matsuoka(2006)는 일본 서쪽에 위치한 Ariake Sound에서의 간척이 조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시간에 따라 해안선이나 수심이 달라졌을 때, 수치모델을 사용하여 동일한 기조력 하에서 조류 움직임을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 무역의 중심지였으며 역사시대 동안 연안 포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화성 연안 지역을 대상으로, 복원된 과거 연안 환경 조건에서의 해양물리모델을 구현하였다. 이를 통해서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추정한 화성 연안 지역의 고대 포구 추정지의 선박 이동 가능성을 모의 및 검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행정구역상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송산면 연안 지역 및 제부도를 포함한 도서 지역, 안산시 단원구의 대부도 및 주변 도서 지역을 대상으로 하였다(Fig. 1). 이 지역의 지질은 배후 산지는 전체적으로 선캠브리아기 편마암류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형은 완만한 구릉을 이루고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화성시 연안은 한반도 중부 서해안에 위치하고 특히 조차가 큰 경기만 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조차가 매우 큰 대조차 환경에 놓여있다. 측정된 현재의 조석 정보는 해안선에 해당하는 약최고고조위가 455.9cm, 대조승 고도가 422cm, 소조승 고도가 311cm, 평균해수면이 0.2cm이다(Korea Hydrographic and Oceanographic Agency, 2012). 또한, 연안 지역 주변으로 다수의 섬이 위치하고 있어 섬과 육지 사이로 갯벌의 발달이 탁월한 환경이다(Han et al., 2017). 1919년 발간된 광복이전지형도에서도 화성 연안 지역은 갯벌이 넓게 발달되어 있으며, 육지와 가까운 쪽에서는 일부 개간되어 논농사나 염전이 이루어지고 있음이 확인되었다(Han et al., 2017).
화성 연안 지역은 무역과 군사 등의 주요 포구로서 역사 및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Fig. 1의 노란 글씨로 된 지명과 같이 조선시대 말 흥선대원군이 청나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배를 탔던 곳인 마산포가 송산면 고포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선시대 경기도 수군의 기지였던 화량진이 송산면 지화리의 성곽 유적으로 남아있다. 또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당나라를 비롯한 국제 무역의 중심지였던 당성 성곽 유적과 그 배후포구로 추정되는 은수포 역시 화성 연안에 발달하고 있다(Chung, 2016; Han et al., 2017). 즉, 화성 연안 지역은 삼국시대에서부터 최근의 간척 등의 인위적인 연안 지형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포구 및 항구의 역할을 하였던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요 고대 포구지역으로 추정되는 화성시 송산면 고포리 및 서신면 전곡리를 중심으로 시추공 퇴적물을 다수 확보하였다(Fig. 1의 적색 점이 포함된 노란 원 표시).
하지만 현재 이러한 포구들은 방조제 건설 및 개간 등으로 인하여 바다와 단절되어 있다. 즉, 화성 연안 지역은 북쪽으로 안산시를 흐르며 서해로 유출되는 반월천의 하구가 시화방조제로 막혀있으며, 남쪽으로는 화성시를 흐르는 남양천 역시 화성호가 방조제 건설 이후 형성되었다. 이외에도 대부도와 화성시 연안을 경계로 흐르는 마산수로의 남쪽에 탄도방조제가 위치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연안 지역의 개발이 상당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화성시 통계연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대규모 방조제 건설 및 간척 사업이 이루어지기 전인 1969년과 간척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 된 후인 2014년의 해안선의 변화는 1969년 대비 2014년도에 육지부는 27.2%, 도서부는 61.5%로 줄어들어 매우 급격한 변화를 겪었음을 알 수 있다(Hwaseongsi, 2016). 따라서 화성 연안 지역의 고고 및 역사학 연구를 위해서는 과거의 지형과 당시의 해류 흐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포구 위치 및 선박의 이동 과정을 추정하기 위한 해류의 흐름을 모의하기 위해서는 과거 지형면의 복원이 필수적이다. 과거 지형면 복원을 위하여 화성시 연안 지역에서 다수의 시추를 수행하였다. 과거 포구로 추정되는 지역 주변 및 육지로 연결되는 갯골 발달 지역, 과거의 육지와 바다의 경계를 중심으로 시추 장비를 이용한 NX 구경의 시추를 총 32공 진행하였다(Fig. 1), 또한, 시추 장비가 접근할 수 없는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핸드오거를 이용하여 1cm 구경의 시추를 총 29공 진행하였다. 각 시추공에 대한 위치, 퇴적상, 연대측정 결과 등 자세한 사항은 Hwaseongsi(2019)에 제시되어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지형면 복원의 절차를 제시하였다.
먼저 현재 지형면과 해안선 정보를 확보하기 위하여 2017년 기준으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1:25,000 축척의 수치지형도에서 등고선 및 해안선 레이어를 추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화성 연안 지역 외곽 및 시추를 수행하지 않은 지점에 대한 지형면 및 해안선 정보를 획득하였다. 시추가 이루어진 화성 연안 지역에 대해서는 시추를 통해 확보한 퇴적층을 대상으로 한 입도, 지화학 분석 및 연대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통일신라시대의 퇴적층 상부 출현 심도를 결정하였다. 이를 통해 전체 시추공에서 총 49개 시추공에서 통일신라시대의 퇴적층을 확인하였고,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과거 지형면을 SKUAGOCAD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지형면을 복원하였다. 기존의 수치지형도에서 획득한 고도정보와 함께 시추를 통해 분석된 자료를 혼합하여 소프트웨어에서 제공하는 DSI(discrete smooth interpolation) 방법을 활용하여 3차원 지형면을 복원하였다. 이는 제한된 공간 자료에서 면의 형태로 입력된 자료 간 영향을 최소화하여 그 값에 가장 근접한 면을 구현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Mallet, 1989).
자연과학적인 연구방법을 이용한 과거 지형면 복원 결과를 바탕으로, 고대포구로 추정되는 지점들의 위치로 당시 해양 환경에서 선박 이동이 가능하였는지를 모델로 구현 확인 및 검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고대포구 간 선박의 이동경로에 대해 해수면 변동, 지형, 간조와 만조 등 다양한 조석 조건을 고려하여 모델링을 수행하였다. 주요 연구방법으로는 우선 해양물리학 기반으로 화성 연안, 당성 주변 해역에 대하여 고대포구 간 선박의 이동경로를 모델링하고자 하였으며, 기존 해양물리 모델링과는 달리 과거 해수면 변화를 고려한 간조와 만조등 조석변화에 따른 조류와 수심 변화를 모델링에 반영하고자 하였다.
활용된 해양물리모델은 FVCOM(Finite Volume Community Ocean Model)이다. FVCOM은 유한 요소 법(Finite Element Method)을 사용하며 복잡한 해안선을 가진 해역이나 조간대와 같은 수심이 얕은 곳에서 효과적이다(Chen et al., 2003). FVCOM의 가변 삼각격자체계는 서해안과 같은 복잡한 해안선에서 섬이나 후미와 같은 여러 지형을 잘 모의하는데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FVCOM은 조간대에서 조위에 따른 대기 노출 혹은 침수 처리가 각 격자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서해 연안의 고대 포구의 모델링을 하는데 적합하다.
연구의 범위로는 당성 인근 해역의 현재 해양환경 모의 및 검증을 통해 모델에 대한 1차 확인을 진행하였고, 검증 이후 과거 자료를 입력하여 모델링을 진행하였다. 고대 항로에 대해 밀물과 썰물시의 조류의 흐름에 대해 모의를 진행하였고, 더불어 고대 항로의 만조와 간조시 수심 변화에 대해서도 모의하였다. 여기에 고대 선박의 항해 조건을 반영하여 조석에 따른 고대 항로 분석 도면을 제시하였다.
화성 연안 지역의 시추공 퇴적물의 퇴적상, 입도분포 특성, 그리고 연대측정 결과를 활용하여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지형면을 복원하였다. 우선 마산포 일대의 경우에는 시추 결과 퇴적층의 두께가 평균 1.6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얇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 일대에 대해서는 고 지형면의 복원이 큰 의미를 가지기 힘들며, 추후 모델링 적용을 위한 고 지형면을 단순화하여 현재 지형면 고도에 시추공 자료에서 확인한 평균 퇴적층 두께의 절반 값을 반영하여 80cm를 낮추는 정도로 정리하였다.
다음으로, 당성 및 관련 포구로 추정되는 은수포 일대는 다수의 시추공 퇴적물과 상대적으로 깊은 퇴적층 심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고 지형면 복원이 이루어졌다. 당성 일대를 중심으로 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 고 지형면 복원 결과는 Fig. 2와 같다. 당성 일대에는 서해 외해에서 현재 탄도방조제를 거쳐 이어지는 마산수로 및 분기되는 갯골들이 뚜렷하게 관찰된다. 이러한 갯골은 현재에도 관개수로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집중화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당성 및 은수포가 포함되어 있는 내만에 발달한 갯골의 경우에는 입구부의 기반암 산지 사이에서부터 안쪽까지의 갯골 집중이 더욱 명확하게 관찰된다. 그리고 특징적인 부분은 은수포 일대를 넘어서는 갯골의 상류부로는 갯골의 발달이 미약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에 고 지형의 기복이 은수포 일대보다 더욱 내륙으로 이동하기에는 어려운 조건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은수포 일대 보다 더 상류로 가게 되면 고 지형면의 해발고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선박 접근이 어려워질 것이며, 따라서 당성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은수포 내부로 선박이 이동하는 것이 유리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복원된 고 지형면을 대상으로 실제 침수 범위를 추정해보았다. 현재의 화성 연안 지역의 해수면 정보를 우선 반영하여 평균해수면(0m), 소조승(3.11m), 대조승(4.22m), 약최고고조위(4.56m)에 따라 해수의 침수 범위를 확인하였다(Fig. 3). 기존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추정 해수면 수준이 현재보다 약 20cm 정도 높은 것으로 추정되며(Yang et al., 2019), 따라서 복원된 침수 범위에서 미세하게 침수 범위가 늘어날 것이다. 실제 조석에 따라 해수의 흐름이 더욱 복잡하겠지만 단순하게 조석의 수준으로 비교를 해보았을 때, 소조승 정도에도 당성과 관련된 고대포구 추정지인 은수포 주유소 부근까지 충분히 바닷물에 잠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이상의 조석 조건에서는 당연히 더욱 수심이 깊어져 안정적으로 선박이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본 연구에 활용한 모델 FVCOM(Finite Volume Community Ocean Model)을 사용하여 모델의 영역을 광역으로는 황해 및 동중국해에서부터, 상세역으로는 화성 연안 지역을 포함하도록 준비하였다. 이와 같이 모델 영역을 적용하는 이유는 연구 해역과 개방경계와의 거리를 멀리 떨어뜨림으로써 개방경계에서의 과도한 영향을 줄이기 위함이며, 동중국해의 경우 연안에 비해 수심이 깊어 과거에 비해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아 경계장으로 설정하여 기조력을 넣어주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황해 전체를 포함하는 광역 범위에 대해 모두 결과를 도출하기에는 모의의 계산 및 시간이 너무 과하게 요구되기 때문에, 화성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격자 간격을 좁혀서 모델 격자를 구성하였으며, 경계장으로 갈수록 격자 간격이 넓어지도록 구성하여 상세역에 대해서만 결과를 도출하는 것으로 모델을 구성하였다.
다음으로 해안선 자료는 우선 현재 해안선의 경우에는현재 지형도 및 위성영상을 이용하여 추출하였으며, 상세한 해안선 자료를 디지타이징을 통하여 추출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이와 같이 획득된 해안선 자료를 모델에 격자로 구현하였다. 또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를 기준으로 한 당성 일대 조류 특성을 확인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그 당시의 해안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시기가 오래된 고지도의 경우는 측량 체계가 잡혀있지 않으며 왜곡이 크기 때문에 활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화성 연안 지역에서 현재의 좌표계와 가장 차이가 적고 최근의 간척 등 인위적인 변화가 적은 시기의 지도로 1919년 광복이전 지형도를 활용하여 해안선을 추출하였다. 화성 연안 지역에서의 과거와 현재 해안선의 차이는 방조제의 유무가 가장 중요하다. 즉, 시화 및 탄도방조제 등의 인공시설물은 해안선을 단조롭게 할뿐만 아니라 조석 및 조류 조건을 상당히 크게, 그리고 바다쪽으로 멀리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거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조석 및 조류 조건을 구현하는데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광복이전 지형도의 경우에는 방조제와 같은 대형 인공시설물이 없으며 바닷물이 마산수로를 통해 남북으로 왕복하는 통일신라시대에 비해 큰 변화는 없었을 것이기에 이를 활용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렇게 확보된 과거 해안선 자료 역시 현재 해안선과 마찬가지로 모델에 격자로 구현하는 과정을 거쳤다.
모델에 입력하는 기초 자료로 수심 자료는 황해 및 동중국해를 비롯한 모델에 적용되는 전체 범위에 대해 GEBCO(General Bathymetric Chart of the Oceans)에서 제공하는 격자별 수심 자료를 입력하였고, 여기에 본 연구의 상세 모의 지역인 화성 연안에 대해서는 당성(은수포)일대에 대해서는 앞서 제시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고지형면에서 추출된 고도를 수심으로 환산하여 입력하였다(Fig. 4). 또한, 앞서 고 지형면 복원 결과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마산포 일대는 퇴적층의 두께가 얇기 때문에, 시추공 자료에서 확인한 평균 퇴적층 두께의 절반 값을 반영하여 80cm 정도를 낮추는 보정을 통하여 모델에 입력하였다(Fig. 4). 즉, 기반암 및 퇴적층의 두께를 기반으로 GEBCO 자료에서 수심이 50cm 보다 얕은 지역에 대해 수심을 1.3m 깊게 설정하였다. 그리고 GEBCO의 현재 수심 자료와 본 연구를 통해 입력하는 과거 수심자료 간 경계 지역은 급격히 수심이 변하기 때문에, 모델링 과정에서 불안정할 가능성이 있어 경계에서 평탄화 과정을 수행하였다. 모델의 기초 입력 자료의 마지막으로, 모델에 사용된 외력으로 조석의 경우에는 8개 주요 분조(S2, M2, N2, K2, K1, P1, O1, Q1)를 반영하였다. 초기 조건으로 수온 및 염분에 대해서는 수온은 20°C, 염분은 34‰로 고정하였다.
모델의 선박 이동 실험은 외해로부터 각각 당성(은수포)과 마산포로의 선박 접근 경로를 모의하기 위하여 선박을 가정한 부유물을 만조시기와 저조시기에 각각 놓고 이동되는 경로를 살펴보았다. 모델에 입력된 마산포와 당성 관련 포구(은수포)의 위치는 Fig. 1과 같다. 또한, 더욱 실제에 가까운 선박 이동을 모의하기 위하여 단순히 조류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실험과 더불어 그 당시 선박 및 항해 기술을 고려하여 출항과 입항 시 노를 저어 자력으로 움직이는 선박의 추가 속도를 반영한 실험을 추가로 수행하였다(Table 1). 그리고 해수면 수준은 통일신라 및 고려시대의 중세온난기를 반영하여 현재보다 20cm 높은 것으로 가정하여 모델을 수행하였다(Yang et al., 2019). 선박 추가 속도의 경우 외해에서는 최대 1m/s, 지형 구조가 복잡한 만에서는 최소 0.1m/s의 유속을 경로에 맞게 설정하였다.
Table 1 . Modeling experiment overview.
Cast | Route | Ship extra speed |
---|---|---|
D(Dangseong)-case1 | Departure | X |
D(Dangseong)-case2 | Arrival | X |
D(Dangseong)-case3 | Departure | O |
D(Dangseong)-case4 | Arrival | O |
M(Masanpo)-case1 | Departure | X |
M(Masanpo)-case2 | Arrival | X |
M(Masanpo)-case3 | Departure | O |
M(Masanpo)-case4 | Arrival | O |
구축된 모델이 실제 화성 연안 해역에서의 조석 현상을 잘 모의하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제공하는 안흥 및 군산의 실제 조위 관측 자료와 비교하였다(Fig. 5a). 황해 전체적인 조석 현상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여 화성 연안과 같은 한반도 서해안에 있는 안흥과 군산을 비교 지점으로 선정하였다. 검토 결과 안흥 및 군산에서의 조위 관측 결과가 바람의 영향 등으로 인해 모델보다 실제 관측 조차가 약간 크게 나타나지만, 전체적으로 시간에 따른 고조와 저조의 반복 주기가 일정하고 동일하게 나타나며 조위의 크기에 비해 오차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모델의 조석 현상 모의는 적절하게 구현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다음으로 현재 기준의 해안선 및 수심 자료를 바탕으로 한 화성 연안 지역의 조류 흐름 모델링 수행 결과 역시 검토하였다. 모델링 수행 결과로, 밀물 때 물이 들어오고 썰물 때 물이 빠져나가는 것이 잘 모의되었다(Fig. 5b). 모델 결과 도출 지역인 화성 연안을 대상으로 하였을 때 이와 같이 조석 현상과 조류의 흐름이 잘 모의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고 지형면과 고 해수면 등 과거 환경을 반영하여 모의를 진행하였을 때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함이다.
고대포구의 선박 이동에 대한 모델링을 위하여 고 지형면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수심 자료, 과거 추정 해수면 자료를 바탕으로 한 화성 연안 지역에 대한 모의를 진행하였다.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조위 정보는 없기 때문에 과거의 조석 환경 모의 결과와 실제 관측 자료의 비교를 통한 검증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석 환경은 천체 운동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홀로세 해수면 상승 이후 해수면 수준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모델의 개방경계에서 과거의 조석환경, 즉, 진폭과 위상이 현재와 같다고 가정하였으며, 이에 따른 당성과 마산포의 조석에 따른 해수면 수준은 Fig. 6a와 같이 모의되었다. 즉,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조석은 약 4~8m 사이의 대조와 소조에 따른 수위 변화가 있었을 것이며, 이에 반응하여 해수면 수준과 조류의 유속도 변화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Fig. 6b는 고 지형면, 해수면, 해안선의 환경 조건에서 모의된 화성 연안 지역의 밀물과 썰물 시기의 표층에서 나타나는 조류 방향과 세기의 모의 결과이다. 이는 Fig. 5b의 현재와 달리 해안선이 복잡하게 변화하였음에도 조류의 흐름이 잘 나타나며, 현재와 달리 더욱 복잡한 조류 흐름도 관찰할 수 있다. 여기서 표층 조류를 중심으로 살펴본 이유는 선박의 이동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다음에서 이러한 과거 환경 모의를 통하여 조류를 이용하여 선박이 어떻게 고대포구로 접근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고대포구 추정지의 고대 선박 이동 경로 모델링 결과의 첫 번째로, 당성(은수포) 일대의 각 실험별 고조에서 저조 및 저조에서 고조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선박의 이동 경로를 모의하였다(Fig. 7). 검정색 점은 모의된 선박의 위치를 나타내고 빨간색 선은 경로를 나타낸다. 무역선이나 관선과 같은 대형 고대 선박이 짐을 가득 실었을 경우에 운행할 수 있는 최저 수심을 2.5m로 가정하였으며, 선박 이동 경로의 수심이 2.5m 보다 깊기 때문에 충분히 선박 운행이 가능한 환경으로 모의되었다. 당성으로 접근하는 선박의 경우에는 내만의 입구 부분에 기반암 산지가 가까이 위치하고 있으며 지형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인력으로 노를 저어 이동하는 것을 가정하는 선박의 추가 속력을 0.1m/s로 낮게 설정하였다. 모델에서 모의한 결과는 4가지 경우에서 모두 당성의 포구 추정지인 은수포에서 화량진 근처를 거쳐 마산수로로 나와 남쪽 방향으로 황해의 외해로 선박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모의되었다. 즉, 당성 일대의 경우 항로의 주 경로는 당성에서 내만으로, 그리고 마산수로를 거쳐 남쪽으로 빠져나간 후 외해로 향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해양 물리모델 결과를 통하여 당성 및 은수포의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무역항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검증을 완료하였다. 즉, 기존에 자연과학적인 방법으로 당성 관련 고대포구로 은수포를 추정하였으며(Han et al., 2017), 본 연구를 통하여 과거 해수면, 지형 조건 등을 고려하였을 때에 해양물리모델을 통해서도 정확히 모의되었기 때문에 더욱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마산포의 경우도 당성 일대와 마찬가지로 고대포구 추정지의 고대 선박 이동 경로 모델링을 수행하였다. 마산포의 각 실험별 고조에서 저조 및 저조에서 고조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선박의 이동 경로를 모의하였다(Fig. 8). 마산포의 경우는 당성 일대에 비해 지형이 상대적으로 덜 복잡하여 선박의 추가 속력을 0.3m/s로 설정하였으며, 마산수로를 통해 외해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는 수심도 깊고 지형이 단순하여 선박의 추가 속력을 비교적 빠른 1m/s로 설정하였다. 당성 일대와 비교해보았을 때, 마산포 일대에서는 만을 빠져나가는 해역이 비교적 단순하고 마산수로가 관통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만조를 지나 저조로 가면서 외해로 더 빠르게 흘러가는 모습이 보이고 선속을 추가했을 땐 좀 더 빠르게 외해로 나가거나 마산포로 모의된 선박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마산포는 북쪽으로도 황해와 연결되었기 때문에 북쪽으로 배가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어 같은 실험을 수행하였는데, 해당 모델링 결과에서 흥미로운 점이 관찰되었다. 마산포에서 북쪽으로 선박을 이동시킬 경우에는 물때를 맞추어 나가더라도 북쪽에서 유입되는 밀물에 의해 선박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연안 쪽으로 밀려오게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실제 마산포의 북쪽 방향으로는 밀물이 밀려들며 강한 와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모의되었으며,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 당시의 선박 및 항해 기술로는 북쪽으로의 항로 설정이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산포 일대의 모델링 결과를 정리하면 과거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에 마산포 역시 당성 일대와 마찬가지로 외해로부터 선박이 접근하는데 무리가 없는 조건이었으나, 조류의 흐름에 의해 항로는 남쪽으로 제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 선박 및 항해기술의 발전으로 조선시대 말 흥선대원군이 청나라로 압송될 당시와 같이 북쪽 항로를 활용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 연안의 고대포구 추정지를 중심으로 고 지형면, 해수면, 해안선으로 복원한 고대 선박의 입항과 출항 시 이동 경로를 종합하여 모식화 하였다(Fig. 9). 당성 일대(은수포)와 마산포 부근에서 현재 상황을 모의하여 국립해양조사원의 관측 자료와 비교 및 검증하여 신뢰성을 확보하였으며, 과거 해안선과 고 지형면으로 변환한 수심 자료를 이용하여 고대 선박의 이동을 표층 조류의 흐름과 추가 속력을 고려하여 항로를 추정하였다. 다양한 조건을 반영한 실험에서 모두 고대 선박이 마산포와 당성의 남쪽 방향으로 황해로 빠져나갔으며, 선박의 추가 속력을 고려한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외해로 빠져나갔다. 이러한 모델링의 결과를 통해서 당성의 고대포구로 추정한 은수포의 자연과학적 해석에 더욱 신뢰성을 부여할 수 있다. 또한, 고고학 연구에 지형학, 지질학뿐만 아니라 해양학까지 포함하는 간학문적인 융합 연구 성과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에 무역의 중심지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화성 연안 지역에 대하여 과거 환경 조건에서의 고대포구 추정지에 대한 해양물리모델 기반의 선박 이동 모의를 수행하였다. 화성 연안 일대에서 확보한 시추공 퇴적물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고 지형면을 복원하였으며, 과거지형도를 통하여 해안선을 추출하였다. 구축된 과거 화성 연안 지역의 환경 조건을 기반으로 하여 FVCOM 해양물리모델을 이용하여 표층 조류 흐름 및 고대 선박으로 가정한 부유물질 이동 경로에 대한 모의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당성과 관련된 고대포구 위치로 추정되는 은수포 일대에서의 선박 이동이 포구에서부터 외해로 이동하는 과정의 모의가 잘 이루어졌으며, 따라서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추정하였던 고대포구 입지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고학, 역사학, 지형학, 지질학, 해양학을 아우르는 융합 연구 성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본 연구는 화성시청의 지원을 받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수행한 “당성 관련 고대포구 위치 추정을 위한 자연과학적 분석 용역(17-5826)”,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기초사업으로 수행한 “국토 지질조사 및 지질도·지질주제도 발간(22-3111-3)” 및 2018년도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과거 2000년 동안의 기후변화와 해수면 변동 특성(NRF-2018R1A5A7025409, NP2018-026)”으로 수행된 연구입니다.
Table 1 . Modeling experiment overview.
Cast | Route | Ship extra speed |
---|---|---|
D(Dangseong)-case1 | Departure | X |
D(Dangseong)-case2 | Arrival | X |
D(Dangseong)-case3 | Departure | O |
D(Dangseong)-case4 | Arrival | O |
M(Masanpo)-case1 | Departure | X |
M(Masanpo)-case2 | Arrival | X |
M(Masanpo)-case3 | Departure | O |
M(Masanpo)-case4 | Arrival | O |